"흥행에 실패하면 방송에서 은퇴하겠다"는 이 개그맨, 아니 '영화인 이경규'와 31일 인터뷰했다. 속내를 알아내기 위해 '예스' 혹은 '노'라는 답변만을 요구했다.
-아직도 영화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는 건가?
예스. "어린 적 내가 자란 고향(부산)집은 사방이 영화관으로 둘러싸여 있었다. 지금 난 개그맨이지만 어릴 적부터 영화를 만들겠다는 생각은 변치 않았고 '복수혈전' 이후 계속 컴백 작의 소재를 생각했다. 단, 15년 전과 달리 지금은 내 주특기인 코미디 영화로 승부를 걸려 한다."
-'복면달호'가 흥행하지 않으면 방송을 은퇴하겠다고 했다는데 너무 경솔한 판단 아닌가?
노. "와전된 부분이 많다. 그만큼 열정을 갖고 임하겠다는 뜻이다. 개그와 영화는 별개의 문제고 영화가 안 된다고 웃음을 주는 일을 그만둔다는 것은 '넌센스'다. 영화 하나 실패했다고 인생을 관둘 필요가 있을까?"
-개그맨으로서 이미 성공했지만 영화 제작자로서는 개그맨이라는 직업이 부담스럽지 않나?
예스. "영화에 임하는 자세만큼은 진지하다. 하지만 관객들은 영화 자체에 '개그맨 이경규'를 대입시키려 한다. 그래서 '복수혈전'이 안된 것 아닐까? 그럴 땐 '개그맨 이경규'가 원망스러울 때도 있다. 이번에도 제작만 한 내가 주연배우나 작품에 비해 너무 주목을 받는 것 같아 전면에 나서지 않으려 했는데…"
-영화 제작자로서 계속 영화를 만들 예정인가?
노. "'집으로' 같이 온 가족이 편히 볼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난 고상한 영화보다는 관객 한 명이라도 만족하며 즐길 수 있는 영화를 만들고 싶다. 하지만 만인이 기다리는 '복수혈전2' 제작은 안한다. 몰라서 그렇지 '복수혈전'은 5만명이나 동원했다. 그 정도면 지금의 150만 정도 되지 않나?"
-그러려면 '복면달호'가 필히 성공해야 하겠다. 영화 손익 분기점이 160만이라는데 흥행 성공을 확신하나?
아이 돈 노우(I don't know). "하늘의 뜻에 맡겨 놨다. 적어도 이 모 관객(자신)은 만족한단다. (웃음)"
김범석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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