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시청률 '50(%)의 법칙?'

  • 입력 2007년 1월 31일 18시 07분


'50(%)의 법칙?'

드라마 PD들 사이에는 '50의 법칙'이 존재한다. 꿈의 시청률이라는 50% 시청률을 넘는 '대박 드라마'를 만드는 방법이다. 30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주몽'(최완규·정형수 극본, 이주환 연출)이 전국시청률 50.3%(TNS미디어코리아)를 기록하자 드라마 PD들은 '각종 매체가 범람하는 상황에서 시청률 50% 돌파는 기적'이라고 평가하면서 이를 위한 제작 노하우를 공개했다.

●50%의 비밀

우선 좀 뻔하지만 '스타급 주연의 탄탄한 연기력', '조연, 감초배역들의 뒷받침', '탄탄한 스토리 전개' 등 기본에 충실해야 20~30%대 드라마를 만들 수 있다. 이후 40%초반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이 어려우며 이것이 50%대 드라마로 가는 첫 관문이라고 말한다.

일단 40%대 드라마가 되는 방법으로 △독특한 소재와 사회적 이슈를 결합시킨 새로운 시장 개척 △배우 중심이 아닌 작가중심의 캐릭터 구축 △철저한 금기사항 배제를 꼽았다.

SBS 김영섭 PD는 "2000년대 들어 전문화 된 새로운 소재와 사회적으로 관심이 있는 이슈가 결합해 '현재 이야기'라는 신선한 느낌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내 이름은 김삼순'(MBC·51.1%)의 경우 대중문화에서 소외됐던 30대 여성의 성&삶이란 사회적 이슈와 '파티쉐'라는 직업의 새로움이 시너지 효과를 발휘했다. 대장금(MBC·57.8%)의 성공에는 2004년 당시의 요리열풍이 있었고, 주몽의 성공 이면에는 동북공정 논란이 있었다는 것.

청춘의 덧(SBS·53.1%)을 연출한 정세호 PD는 '작가의 힘'을 강조했다. 그는 "캐릭터를 시청자에게 빨리 이해시켜 전(前) 회를 안 봐도 바로 시청자가 배역에 몰입하게 만드는 힘은 작가에게 달렸기 때문"이라며 "심은하는 김수현 작가 때문에 빛을 발한 경우"라고 밝혔다.

'50의 법칙'을 금기 조항으로 푼 PD도 있다. 허준(MBC·63.7%), 대장금을 연출한 이병훈 PD는 "특정 마니아, 연령 대를 노려선 안 되며 복잡한 인간관계를 없애야하고,스토리 전개 때문에 극적인 장면 연출을 소홀히 해서는 안된다"고 말했다.

●마지막 단계! 외곽을 노려라.

터닝포인트 40% 초반에 진입하면 40%대 시청률이 유지되기는 쉽다. 하지만 PD들은 40%대에서 50%대로 가는 데는 드라마 자체보다는 외적 요소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정운현 MBC 드라마 국장은 "50%로 갈 수 있는 기점이 마련되면 사람들이 모여서 얘기를 나눌 때 뒤쳐지지 않으려고 보게 되는 심리를 이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제작자들은 TV 주 시청층인 30대 이상 중장년층만으로도 40% 이상을 기록할 수 있지만 나머지 10%는 10~20대의 힘과 '사이버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시청률 50%는 드라마 자체에도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도 있다. 김종학 프로덕션 박창식 제작이사는 "드라마가 50%를 넘기 위해서는 아무 맥락 없이 한번만 봐도 눈길을 끌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 PD들은 드라마를 전체적으로 생각하기 보다 한회, 한회 감각적인 장면 즉 전쟁 씬, 출생의 비밀 폭로 등 포인트 위주로 드라마를 제작하게 되고 드라마 퀼리티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윤종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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