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有慾無剛(유욕무강)’이라는 말이 있다. ‘有’는 ‘있다, 가지다, 소유하다’라는 뜻이다. ‘所有(소유)’는 ‘가진 바’, 즉 ‘가진 것’이라는 말이고, ‘동네의 有志(유지)들이 모여 일을 처리했다’라고 할 때의 ‘有志’는 ‘뜻이 있는 사람’이라는 말이다. ‘有權者(유권자)’는 ‘권리를 가진 사람’이라는 말인데, 흔히 ‘선거할 권리를 가진 사람’을 나타낸다. ‘慾’은 ‘욕심’이라는 뜻이다. ‘慾望(욕망)’은 ‘욕심을 가지고 바라는 것’이라는 말이다. ‘望’은 ‘바라다, 원하다’라는 뜻이다.
‘無’는 ‘없다’라는 뜻이다. ‘有口無言(유구무언)’은 ‘입이 있으나 말이 없다’, 즉 ‘입은 있으나 할 말이 없다’라는 말이다. ‘有無相生(유무상생)’은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함께 나타난다’, 즉 ‘있는 것과 없는 것은 함께 형성되는 개념’이라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아름답다는 생각은 추한 것이 있을 때만 나타날 수 있는 말이며, 추하다는 것은 아름다운 것이 있을 때만 나타나는 말이라는 것이다. 이에 의하면 추한 것을 모르는 사람은 아름답다는 생각도 할 수 없다. ‘剛’은 ‘굳세다, 강하다’라는 뜻이다. ‘剛健(강건)’은 ‘굳고 튼튼하다’라는 말이며, ‘剛直(강직)’은 ‘굳고 바르다’라는 말이다.
이상의 의미를 정리하면 ‘有慾無剛’은 ‘욕심이 있으면 굳셈이 없다’, 즉 ‘욕심이 있으면 굳센 정신이나 굳센 자세가 없어진다’라는 말이 된다. 어떤 일을 하고자 할 때, 특히 공적인 일을 하고자 할 때는 거기에 자신의 욕망이 끼어들어서는 안 된다. 그리되면 일을 할 때 굳센 자세나 굳센 정신이 나오지 않는다. 자신의 욕망이 방해하기 때문이다.
허 성 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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