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전문 유통업체인 와인나라와 우리와인의 도움을 받아 ‘2006년 히트 와인’을 알아봤다. 아직 이 와인들을 마신 적이 없다면 한 번쯤 시도해 봄직하다. 단, 인기가 높다고 무조건 좋은 와인은 아니다. 와인은 각자의 취향이니까.
지난해 국내에서 최고 인기 와인은 칠레의 에스쿠도 로호가 차지했다. 붉은 라벨이 인상적인 이 와인은 붉은 드레스를 입은 여왕이 도도히 앉아 있는 모습을 연상시킨다. 와인 명가(名家)인 바롱 필리프사의 자회사 바롱 필리프 드 로칠드 마이포 칠레가 생산하는 와인이다.
2위는 2005년 1위였던 이탈리아의 발포성 와인 빌라엠. 맛이 달콤해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여성들도 쉽게 접할 수 있어 인기를 얻었다.
3위는 이탈리아 ‘슈퍼 투스칸’의 효시인 티냐넬로.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힘이 컸다. 와인애호가인 이 회장이 2004년 계열사 임원들에게 추석선물로 돌리면서 유명해진 와인이다. 이탈리아 와인을 세계무대에서 ‘고급 와인’으로 인정받게 한 주역이다. 특히 30주년 기념으로 출시된 2001년 빈티지는 최고의 평가를 받았다.
4위는 칠레 대표 와인인 몬테스 알파 카베르네소비뇽이다. 이 와인은 2000년과 2002년 미국 레스토랑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에서 미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칠레 와인으로 뽑혔다. 2001년 12월 부산에서 열린 월드컵축구 조 추첨 행사에서도 메인 와인으로 선정됐다. 루비색이 인상적이며 바닐라와 민트향이 깔려 있어 부드럽고 우아한 와인이다.
5위는 샤토 무통 로칠드의 세컨드 와인인 무통 카데. 1930년대 출시 이후 연간 1600만 병이 팔려 명실 공히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보르도 와인이다. 칸 영화제 공식 와인으로 선정되면서 더욱 유명해졌다. 최근 빈티지는 메를로의 비율을 높여 부드러워졌다는 평을 듣는다.
6∼10위는 샴페인 돔페리뇽, 빌라엠 로소, 모에 상동 브뤼, 샤토 탈보, 에쿠스 카베르네소비뇽에 돌아갔다.
가격대는 2만7500~17만 원이지만 3만 원대가 대부분.
▽잠깐!=와인시장이 커지면서 소비자들은 값싸고 달콤한 와인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반면 중고가의 복잡하고 풍부한 향과 맛을 즐기는 애호가 층이 두꺼워졌다. 2004년만 해도 5위 안에는 3만 원대 이상의 와인이 없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10만 원대 고가 와인인 티냐넬로가 5위, 돔페리뇽이 6위를 차지했다. 최근 3년간 변화 추이를 보면 샴페인 소비가 꾸준히 늘어나는 점도 눈여겨볼 만하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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