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p 2. ‘환상의 커플’의 안나 조(한예슬)-주머니에 손을 넣고 발끝을 몸 밖으로 뻗으며 골반을 흔들고, 고개를 45도로 들고 거만하게 “꼬라지 마음에 들어….” 약간 말끝을 흐려야 해요.
인간 복사기 자매? KBS2 ‘개그콘서트’(일요일 오후 8시 55분)의 한 코너 ‘뒤풀이 개그’에서 유명인의 성대모사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쌍둥이 개그우먼 강주희 강승희(24)를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에서 만났다. ‘강 자매’로도 불리는 이들은 이 코너에서 KBS 드라마 ‘황진이’ 백무 역의 김영애, 영화 ‘미녀는 괴로워’ 주인공 강한나, 영화 ‘타짜’의 정 마담(김혜수) 등의 목소리와 행동을 똑같이 모사해 화제를 일으켰다. 이 방송이 나간 다음 날에는 인터넷 포털 검색어 순위 1위를 차지했을 정도. 비법이 뭘까?
“억지로 흉내 내겠다는 것보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찾는 겁니다. 나한테 재미있어야 따라 하고 싶어지고 그걸 따라 해야 즐겁거든요.”(주희)
“둘이서 TV를 보며 연구해요. 타고난 목소리가 아니라 관찰력의 힘입니다. 특징을 잘 잡아내야 해요. 둘이서 밥 먹다가도 ‘넌 이거하고 난 이거하고’ 의견을 나눠요.”(승희)
주희가 승희보다 3분 먼저 세상에 나온 언니다. 하지만 재능은 막상막하. 승희는 성형수술 전 한나의 살찐 모습과 이중 턱, “울어도, 이쁘다”란 극중 대사를 절묘하게 소화해 냈다. 주희는 ‘타짜’ 정 마담의 유명한 대사 “나 이대 나온 여자야”를 패러디해 재능을 과시했다. 이들의 미니 홈피에는 ‘봉달희’(이요원), 주몽 ‘소서노’(한혜진) 등 성대모사를 부탁하는 글이 수백 건 올라와 있을 정도.
동덕여대 방송연예과 출신의 언니는 2003 KBS 공채 코미디언 18기로 데뷔했고 동생은 언니와 함께 지난해 ‘개그 콘서트’ 특집코너에 출연한 것이 계기가 돼 개그맨이 됐다.
“항상 친구처럼 자랐고, 친구나 다름없죠. 주희는 털털하고 저는 좀 조용한 스타일이에요. 어릴 때 주희 남자친구가 저를 보고 착각한 적도 있어요.”(승희)
서로를 복사한 이들에게 누가 더 웃기느냐는 질문으로 차이점을 찾으려 해 봤지만 별수 없었다. “무대에서는 주희가 승희고 승희가 주희입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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