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조개는 이름처럼 이동하는 발 부분이 꼭 새 머리처럼 생겼다. 별명은 ‘귀족 조개’. 3만∼4만 원(1kg)의 가격이 만만치 않고 양식도 되지 않는다.
이 지역의 새조개는 차진 살과 쫄깃쫄깃한 맛으로 유명하다. ‘꽃동산회집’(041-632-8506)은 새조개가 남당항의 명물로 등장하기 전부터 자리를 지켜온 터줏대감이다.
○ 주인장(이대헌 씨·59)의 말
새조개? 한마디로 묘한 조개다. 모양도 그렇지만 생기는 과정도 특이하다. 남당이 고향이지만 이전에는 구경도 못했다. 1980년대 천수만이 간척되면서 엄청난 양의 황토가 부어졌고 그 영향으로 새조개가 나기 시작했다. 지금도 전라도 여수 지역은 조개 생산량을 늘리려고 주기적으로 바다에 황토를 붓는 것으로 알고 있다.
새조개는 12월부터 먹을 수 있지만 2, 3월경에 잡히는 놈이 좋다. 조갯살의 탄력이 있고 맛도 뛰어나다. 전라도 지역의 새조개는 조금 늦게 먹어야 제 맛이 난다.
새조개는 펄에서 캐지 않는다. 다른 조개류보다 훨씬 깊은 곳에 산다. 그래서 쇠갈퀴가 달린 형망어선으로 바다 밑을 긁어 잡는다.
남당 새조개가 유명한 것은 펄이 좋기 때문이다. 요즘은 다른 지역에서 잡힌 것도 남당 새조개로 둔갑하고 있다.
○ 주인장과 식객의 대화
▽식객=샤부샤부로 먹는 새조개가 고기처럼 씹는 맛이 나면서 담백합니다.
▽주인장=새조개는 샤부샤부로 먹는 게 최고입니다. 굽거나 회 무침으로 먹기도 하지만 비린내가 남거든요. 20초 정도 끓는 물에 살짝 익혀 꺼내 먹어야 맛있습니다. 너무 늦게 꺼내면 조갯살이 질겨져 맛이 떨어지고 조개도 줄어듭니다.
▽식=집에서 요리할 때 주의할 점이 있나요.
▽주=바닷물로 여러 번 깨끗하게 씻어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서금서금’한 펄이 남아요. 수돗물을 쓰면 비린내가 심합니다.
▽식=국물 맛이 시원하군요.
▽주=새조개를 샤부샤부로 먹은 뒤 국수를 끓여먹는 것이 별미죠. 무 파 팽이버섯 청양고추에 바지락(300g)을 넣으면 국물 맛이 진해집니다.
▽식=식당에서 바라보는 바다 풍경이 ‘예술’이네요.
▽주=1970년대 중동에서 일해 모은 돈으로 이곳에 터를 잡았어요. 집사람(장애남 씨·54)이 철마다 꽃을 심는 바람에 ‘꽃동산회집’이 됐지요. 새조개 철이 지나면 4월에는 학꽁치와 도다리, 5월에는 우럭, 가을엔 대하가 천지입니다. 남당은 참 살기 좋은 곳이죠.
새조개 1kg이 들어가는 샤부샤부(3,4인 기준)가 4만 원.
홍성=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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