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비는 1977년 2월 20일 이원수 동화집 ‘꼬마 옥이’, 이주홍 동화집 ‘못나도 울 엄마’, 마해송 동화집 ‘사슴과 사냥개’ 등 세 권을 한꺼번에 펴냈다.
값비싼 방문판매 전집이나 부실한 단행본밖에 없던 시절이어서 서점에서 낱권으로 골라 살 수 있는 좋은 단행본을 출판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다. 그래서 ‘꼬마 옥이’는 옛날 교과서 크기, 정가 750원의 소박한 모습으로 ‘창비아동문고’ 1번 자리를 차지했다.
이후 지금까지 창비에서 낸 책은 2월 말 현재 모두 318종. 이 중 김중미 씨의 ‘괭이부리말 아이들’(2001년)이 가장 많이 팔렸다. 총 145만 부가 발행됐으며 매년 3만∼4만 부가 나간다. 권정생 선생의 ‘몽실언니’(1984년)가 60만 부로 그 뒤를 잇고 박기범 동화집 ‘문제아’(1999년)가 23만 부 정도 팔렸다.
그러나 어린이책 출판에 있어 어려움도 있었다. 1986년 이오덕 동시집 ‘개구리 울던 마을’에 실린 동시 ‘쉬는 시간’ 등이 “계층 간의 갈등이나 대립의식을 고취하는 불온한 내용을 담고 있다”는 당국의 지적을 받으면서 한때 타격을 입었다.
창비는 1996년 ‘좋은 어린이책’ 공모를 통해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를 낸 것을 계기로 다양한 시리즈 기획과 그림책을 선보이고 있다. 2003년 어린이문학 담론의 활성화를 위해 계간 ‘창비어린이’를 창간했다.
김이구 이사는 “어린이 단행본 시장이 형성되기 전에 첫발을 디딤으로써 30년간 어린이문학의 중심 역할을 해 왔다고 자부한다”며 “앞으로 가능성 있는 신진 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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