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3월 15일 서울 입성하는 사극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

  • 입력 2007년 2월 28일 02시 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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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의 하이라이트인 화성 행궁 진찬례. 사진 제공 경기도문화의전당
정조의 이야기를 소재로 한 창작 뮤지컬 ‘화성에서 꿈꾸다’의 하이라이트인 화성 행궁 진찬례. 사진 제공 경기도문화의전당
3월, 창작 뮤지컬이 꽃핀다. ‘로미오 앤 줄리엣’ ‘토요일 밤의 열기’ 등 해외 뮤지컬의 내한 공연이 많았던 1, 2월이 지나자 창작 뮤지컬이 일제히 기지개를 켠다.

‘화성에서 꿈꾸다’ ‘컨트리 보이 스캣’ ‘위대한 캣츠비’ ‘첫사랑’ ‘댄서의 순정’ 등 줄줄이 선보일 창작 뮤지컬 중 첫 테이프를 끊는 작품은 15일 막을 올리는 ‘화성에서 꿈꾸다’. 정조의 이야기를 다룬 대극장용 사극 뮤지컬이다.

○ 순제작비 6억 원뿐… “내용으로 승부”

26일 ‘화성에서…’ 제작발표회에서 만난 연출가 이윤택 씨는 이 작품을 ‘저예산 독립 뮤지컬’이라고 불렀다. 저예산? 그는 “대극장 뮤지컬이지만 순제작비가 6억 원밖에 안 들었다”고 했다.

“솔직히 몇십억 원씩 들여 창작 뮤지컬 할 필요 없어요. 볼거리요? 볼거리라면 ‘라이온 킹’ 봐야죠. ‘명성황후’에서 볼 수 있듯 결국 창작 뮤지컬은 볼거리보다는 내용(이야기)이죠.”

‘화성에서…’는 정조가 왜 그토록 화성을 지으려 했는가에 대한 해법을 찾아가는 과정으로 구성됐다. 정조는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가 있는 화성에 새로운 수도를 세우려는 꿈을 키우는데 여기에 허구적 인물인 장덕이라는 평민 여인과의 사랑 이야기가 곁들여진다.

하이라이트는 2막 후반부 화성행궁 완공 후 열리는 혜경궁 홍씨의 회갑 잔치인 봉수당 진찬례 장면. 150여 명의 배우가 무대를 꽉 채우고 서서 15분간 장엄한 코러스를 들려준다. 이 연출은 “실제로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을 들여다보는 듯한 느낌과 함께 한국적인 장중한 소리의 멋을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문화의전당이 제작한 이 뮤지컬은 지방에서 개발한 콘텐츠의 가능성을 보여 준다. 지난해 7월 경기 수원에서 초연된 뒤 관객들의 호평에 힘입어 서울 입성을 이뤄 냈기 때문이다. 이 작품은 또 지방 공연장의 뮤지컬로는 처음으로 한국뮤지컬대상(연출·음악상)을 수상했다.

이번 공연에서는 정조가 부르는 ‘달의 노래’ 등 5곡이 추가됐고 극의 시작과 결말도 초연과는 달라지는 등 미흡했던 점을 보완했다. 3월 서울 예술의 전당 공연을 마친 뒤 5월 4∼6일에는 경희궁에서도 공연할 예정이다.

○ 하반기 방송사극 등 올 키워드는 ‘정조’

지난해 ‘황진이’를 소재로 한 사극 뮤지컬과 드라마, 영화가 쏟아졌다면 올해 문화계의 화두는 단연 ‘정조’다. 상반기에는 뮤지컬 ‘화성에서…’가 공연되고 하반기에는 MBC에서 정조를 다룬 50부작 대하 사극 ‘이산-정조대왕’(가제)을 선보인다. 이달 말 제작에 들어가는 김탁환의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 ‘방각본 살인사건’에서도 정조가 비중 있게 나온다.

왜 정조일까? 이윤택 씨는 “처음 연출 의뢰가 왔을 때 정조라는 이유만으로 주저 없이 택했다. 뮤지컬이든 연극이든 무용이든, 어떤 장르로라도 꼭 정조를 다뤄 보고 싶었다”고 했다.

“정조는 정적들도 마지막까지 내치지 않으며 공존의 정치철학을 보여 준 형이상학적인 정치가이자 뛰어난 경영자였지요. 올해 대선도 있지만 우리가 갖고 싶은 대통령은 바로 정조 같은 사람입니다.”

3월 22일까지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 민영기 임강희 고미경 등 출연. 2만∼6만 원. 031-230-3440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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