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람세스’작가가 쓴 ‘프리메이슨 모차르트’

  • 입력 2007년 3월 3일 03시 00분


◇모차르트(전 4권)/크리스티앙 자크 지음·성귀수 옮김/각권 456∼472쪽·각권 1만500원·문학동네

‘람세스’의 작가 크리스티앙 자크가 바로크시대 음악가 모차르트에 대한 소설을 썼다?

들어맞지 않을 것 같지만 책을 조금만 읽어 보면 금세 이해가 된다. 모차르트가 비밀결사단체인 프리메이슨 단원이었다는 잘 알려진 얘기에다 프리메이슨이 이집트의 신비주의 사상에 정신적 바탕을 두고 있다는 사실이, 이집트 전문가 자크를 끌어당긴 것. 모차르트에 관한 소설과 전기가 숱하게 나와 있는 만큼 ‘차이’를 고심했을 작가로선 자연스러운 선택이었을 법하다.

소설은 타모스라는 남자가 이집트 필레의 신전을 출발해 유럽으로 떠나는 것으로 시작된다. 남자에게는 세상을 밝혀 줄 위대한 마법사를 찾아내 이시스 여신의 지혜를 전해야 한다는 임무가 있다. 남자가 유럽 곳곳을 헤매다가 발견한 미래의 마법사가 어린 천재 모차르트다. 타모스는 성장하면서 명성을 쌓아 나가는 모차르트를 지켜보다가 모차르트가 스물여덟 살이 됐을 때 프리메이슨에 입문시킨다.

신의 메신저를 자처하는 이집트인과 유럽의 궁중음악가 모차르트와의 관계는 언뜻 멀어 보인다. 자크는 이 간극을 사료를 바탕으로 한 상상력으로 채운다. 예를 들어 모차르트가 1773년 작곡한 ‘이집트 왕 타모스’가 프리메이슨적인 곡들과 비슷하다는 것은 알려진 사실.

작가는 모차르트가 친분을 나눴던 프리메이슨 단원의 이집트 사상에서 영감을 받아 ‘이집트 왕 타모스’를 작곡했다고 설정하는 한편, ‘피가로의 결혼’ ‘돈 조반니’ ‘코지 판 투테’ 같은 역작도 이집트에 빚진 것으로 묘사한다. 작가는 나아가 주인공 모차르트에게 ‘음악을 통해 세계를 바꾸려는’ 혁명가가 되겠다는 소망을 불어넣는다.

권당 400쪽이 넘는 대작이지만 빠르고 활달하게 전개돼 술술 읽히는 게 무엇보다 장점. 설정은 흥미롭지만 지나치게 과감하다는 인상도 있다. 모차르트에 관해 ‘전과는 다른 재미난 시각’으로만 보면 되겠다. 원제 ‘Mozart’(2006년).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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