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 한양대 국문과 교수는 최근 ‘문헌과 해석’ 2006년 겨울호에 기고한 ‘차를 청하는 글: 다산의 걸명(乞茗) 시문’이라는 논문을 통해 이러한 사실을 입증했다.
실마리가 된 대목은 다산 정약용(1762∼1836)의 제자 황상의 시 ‘걸명시’에 나온 구절 ‘명선가호학사증(茗禪佳號學士贈)’ 옆에 황상이 작은 글씨로 적은 ‘추사증명선지호(秋史贈茗禪之號)’라는 주. ‘추사가 명선이란 호를 주었다’는 뜻이다.
정 교수는 이 시의 수신인이 초의선사라는 점을 들어 ‘명선’은 추사가 초의선사에게 준 호가 확실하다고 분석했다. 또한 정 교수는 이 편지글이 몇 해 전 위작시비에 휘말렸던 ‘명선’의 뜻을 이해하는 데도 명확한 자료가 된다고 설명했다.
학계에 처음으로 공개된 이 시에 대해 정 교수는 황상의 글을 모은 문집 ‘치원유고(梔園遺稿)’에서 발견했으며 원로사학자 이우성 선생이 창원 황씨 집안을 통해 복사본으로 구해 둔 자료를 활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본은 현재 소재를 알 수 없는 상태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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