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DS홀(02-3473-2500)에서 첫 국내 피아노 독주회를 갖는 언니 이소연(28) 씨에 대한 소개를 부탁하자 동생인 가수 소은(25)씨의 자랑이 쏟아져 나온다. 소은 씨는 이 독주회에 동생이 게스트로 참여해 한 무대에 선다.
△그 언니에 그 동생
소은 씨는 '서방님' '키친' 등 히트곡을 비롯해 4장의 음반을 낸데 이어 현재 공연 중인 뮤지컬 '올 슉 업(All shook up)'에 여주인공 '나탈리' 역으로 활약 중이다. 토플 만점을 받으며 2001년 고려대에 입학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피아니스트인 언니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경력을 보면 '그 언니에 그 동생'이다.
미국 줄리어드 음대에서 1년에 한 명 뽑는다는 줄리어드 아티스트 과정(2년)과 학·석사 과정 등 8년을 전액 장학금으로 마친 취득한 소연 씨는 클래식 잡지 '심포니'가 선정하는 가장 촉망받는 젊은 음악가로 3년 연속 선정된 데 이어 2006년 1월에는 '심포니' 표지에 등장했다. 지나바카우어 국제대회 2년 연속 우승, 라흐마니노프 콩쿠르 우승, 런던 심포니와의 협연, 카네기홀 독주 등 경력도 화려하다.
△'비범'은 노력의 산물
자매가 한결같이 음악에 뛰어날 수 있는 비결을 물어봤더니 "좋아하는 것말고는 모르겠다"는 답이 온다. "집안 분위기가 자유분방해 좋아하는 것을 하다보니 여기까지 온 것 같아요."(소은)
그러나 타고난 '재능'만으로 이뤄진 게 아니다.
"5살 때부터 레슨을 받았는데 일찍 받으려고 오전 6시에 갔어요. 제가 아침 일찍 가서 선생님을 깨워 레슨을 받곤 했어요."(소연)
집안의 후원도 넉넉지 못했다.
"고등학교 때는 학교에서만 연습했고 대학 시절에도 개인 피아노가 없어 학교에서 임대를 해서 썼어요. 도서관에서 아르바이트도 하며 학비와 용돈을 모았죠."
외환위기 때 형편이 어려워져 한 학기를 쉬겠다고 하자 교수가 경비를 지원하겠다며 학교를 그만두지 말라고 했다고 한다. 그러나 자신의 환경을 나쁜 쪽으로 생각해 본 적은 한 번도 없다고 한다.
동생도 절절한 스토리가 있다.
소은 씨는 '공부벌레'로 고려대에서 유명했다. 시험 2주 전이면 도서관에서 밤늦도록 공부하는 모습을 찾는 게 어렵지 않을 정도. 가수와 학생을 병행하면서도 한 번도 결석하지 않았다는 그의 졸업 평점은 4.2(만점 4.5)를 넘는다. 전액 장학금을 받기도 했다. 2월 졸업식에서 펑펑 울었다는 그는 "두 가지를 병행하는 게 힘들었지만 추억도 많고 행복했던 시절이었다"고 말했다.
△남자 친구보다 더 사랑하는…
두 사람은 장르는 다르지만 서로 열렬한 팬이다.
"언니는 한 음 한 음에 사랑을 주고 연주를 해요. 그 섬세함에 반하고 말죠. 언니가 연주하는 소리만 들어도 행복해요. 감격스러워요."(소은)
"동생은 목소리가 아름답고 청아해요. 공연을 하기 전에 힘을 얻기 위해 꼭 소은이 노래를 들어요"(소연)
서로를 너무나 사랑해 생각할 때면 '눈물까지 난다'는 이들 자매에게 이성 이야기를 꺼내자 남자를 유혹하는 데에는 자신이 한 수 위라며 토닥거린다. 그러다가 한 남자 때문에 싸우면 어떻게 하냐고 묻자 어림없다는 투다.
"남자를 두고 다투느니 소은이랑 평생 살죠."(소연) "그 남자가 바보 될 걸요?"(소은)
유성운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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