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미스 다이어리]자유로운 삶의 조건

  • 입력 2007년 3월 16일 03시 01분


내 생애 마지막 날처럼 최선 다해 오늘을 살자

싱글을 보는 세상의 시선은 ‘자유, 당당함, 독립된 삶’이다. 마치 싱글들은 각박한 현실이 아닌 그들만의 유토피아에 살고 있는 사람 같다. 걱정도 고민도 없어 보인다.

그러나 과연 그런가. 홀로 늙을 생각에 불안해하는 것이 싱글이다. 빨리 자립하기 위해 남들보다 더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압박감도 있기 때문에 종종 일의 노예가 되기 쉽다.

나 역시 그랬다. 삶을 즐긴다는 것은 가당치도 않은 일이었다. 독립을 실행한 이후 내 한몸 편히 쉴 원룸이라도 얻기 위해 차가운 하숙방을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던 나는 비참할 만큼 암울한 싱글이었다. 가끔 언론에 비치는 어느 독거노인의 쓸쓸한 죽음은 내 삶의 미래인 것처럼 보여 두렵기까지 했다.

궁색함을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각오로 돈과 시간의 노예 생활에 내 몸을 묶었다. 그렇게 3년쯤 지나니 결국 내 몸이 브레이크를 걸어 왔다. 스트레스성 위염에 장염으로 누워버린 그때, 비로소 내가 폭주기관차였다는 후회로 괴로웠다.

그때 나는 깨달았다. 일도 즐기지 않는다면 지겨울 뿐이다. 사람들은 그 평범한 진리를 쉽게 잊는다. 돈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 나 자신을 위해 일하고 있는지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다.

요즘은 생각이 바뀌었다. 지금이 아니면 다음이라는 것은 없다. 무엇이든 때가 있는 법. 누구처럼 평생 모은 전 재산을 멋지게 기부할 것이 아니라면 나를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고 가치 있게 쓸 필요가 있다고 말이다. 일한 만큼 즐기자!

즐기라는 말은 방탕하게 살라는 말이 아니다. 무엇이 하고 싶은가를 자기 자신에게 물어보자. 영어를 잘하고 싶은 싱글이 학원 강의실에 앉아 있다면 이미 즐기고 있는 것이다. 또 책을 좋아하는 싱글이 출근길 지하철 안에서 책을 읽고 있다면 그 또한 삶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즐기는 사람, 그래서 삶이 즐겁고 여유가 있는 싱글은 눈빛이 다르다. 반짝인다. 그리고 자신만만해한다. 그들은 화려해 보이고 눈에 띌 만큼 돋보인다.

싱글의 화려함은 주렁주렁 매단 금은보석의 빛이 아니라 내면에 품고 있는 자신감이 발하는 광채다. 자신의 일과 삶을 즐기는 싱글의 내면에 넘쳐나는 자신감은 다이아몬드보다 더 찬란한 빛이 난다. 오늘 하루 내 생의 마지막 날처럼 그렇게 살자. 최선을 다해.

황명화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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