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예술]조선 산수화 첫 개설서…‘조선시대 산수화’

  • 입력 2007년 3월 24일 03시 01분


유숙의 ‘호산루상월도’(부분)  그림 제공 돌베개
유숙의 ‘호산루상월도’(부분) 그림 제공 돌베개
◇조선시대 산수화/고연희 지음/383쪽·2만3000원·돌베개

우리나라 산수화에만 초점을 맞춘 최초의 개설서라고 한다.

무엇보다 거의 매쪽 거침없이 등장하는 풍성한 도판이 시각적 포만감을 안겨 준다. 화가의 일대기나 그림의 표현 기법 등 작품과 형식보다는 산수화에 깃든 정신세계를 그려내는 데 주력한 글은 곱씹을수록 향긋한 봄나물 맛을 닮았다.

산수화와 어우러진 한시와 가사, 판소리, 잡가, 민요 같은 문학작품을 통해서 그 내면세계의 옷고름을 풀어내는 솜씨는 국문학과 미술사를 함께 전공한 저자의 이력과 무관치 않다.

저자는 조선시대 산수화는 초기엔 몽환적인 이상향을 담아내다 중기에 접어들며 거칠고 투박하면서도 성리학적 도덕관이 반영된 내면성에 침잠했다고 해설한다.

또 산수화에서 산수를 해방시킨 문인들의 의식 전환이 17세기 후반 이후 진경산수의 시대를 열었다면 산수화가 산수에서 벗어나 ‘그림’으로 독립한 19세기에 이르러 필묵의 묘를 살리는 독자적 조형세계가 열렸다는 감칠맛 나는 풀이도 일품이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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