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이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여는 특별전 ‘수복(壽福), 장수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전시에서는 수복문자와 십장생 등 장수를 기리는 작품과 조선 시대 장수를 축하하는 잔치인 수연(壽宴)의 광경을 담은 그림 등 유물 120여 점을 선보인다.
가장 눈길을 끄는 유물은 다양한 ‘백수백복도’. 수복을 상징하는 물고기와 새, 꽃 등으로 수(壽)와 복(福) 두 글자를 표현해 수없이 반복한 그림이다. 두 글자만 반복되지만 단 한 글자도 같은 모양이 없어 감탄을 자아낸다.
수연 중 조상들이 가장 영광스럽게 여겼던 잔치는 회갑(回甲)과 회혼(回婚·부부가 혼인해 예순 돌이 되는 날), 회방(回榜·과거에 급제한 지 예순 돌이 되는 해)이다. 조선시대에 이 세 잔치를 모두 누린 이가 있었다. 90세까지 살았던 정원용(1783∼1873·철종 때 영의정)이다. 75세 때 회혼례를 치렀고 80세에 회방 잔치를 열었다. 이번 특별전에는 정원용이 회방을 맞아 받은 교지와 지팡이, 각대(角帶), 철종이 회방을 축하하며 지은 글인 어제어필(御製御筆) 등이 전시된다.
이 밖에 혼인과 과거 급제 등 조선시대 양반의 이상적인 일생을 그린 평생도도 눈에 띈다. 박물관 관계자는 “중국이 불사와 영생을 강조한 반면 우리 선조들은 죽음을 인정하고 죽을 때까지 오래 건강하게 살기를 염원했다”고 말했다. 02-3704-3152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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