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불행은 행복을 부르는 경험… 현대춤작가 12인전

  • 입력 2007년 3월 28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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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풀 언해피니스(Wonderful Unhappiness).’

행복이란 무엇일까. 우리는 언제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마흔이 넘어 교수직을 사표 내고 러시아로 유학을 떠났던 발레리나 김순정(47) 씨. 그는 “불행이야말로 진정한 행복을 이루게 하는 놀라운 경험”이라고 말한다.

그의 춤은 ‘불행’에 대한 찬미이다. 세상에 널린 수많은 불행과 상처를 어루만지는 그의 춤을 보고 있노라면 어느덧 그토록 인정하기 싫었던 나의 본 모습을 돌이켜보게 되고 화해하게 된다.

“행복도시, 행복예감…. 거리를 걷다 보면 ‘행복’이란 단어가 넘쳐나고 있더군요. 사람들이 얼마나 불행하면 저렇게 행복을 내세울까 싶었어요. 2, 3년 전에 저도 ‘심리적인 죽음’에 이르는 경험을 했어요. 불행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것이 스스로 설 수 있는 힘이었습니다.”

우리 시대의 삶이 생생히 담긴 ‘현대 춤작가 12인전’이 펼쳐진다. 다음 달 2∼4일 오후 7시 반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올해로 21회를 맞은 이 춤판은 한국무용, 현대무용, 발레 등 각 부문에서 자기 세계를 구축한 중견 무용가 중 12명이 독무 위주의 신작을 발표하는 무대다.

공연 일정은 △2일: 우혜영 ‘저녁 식탁’, 김영미 ‘빈집’, 강준하 ‘free-dom’, 남수정 ‘희비 간(喜悲 間)’ △3일: 김원 ‘미완성’, 김순정 ‘Wonderful Unhappiness’, 김윤규 ‘The Passage’, 손인영 ‘대면(對面)’ △4일: 김선희 ‘거꾸로 가는 기차’, 손관중 ‘跡.8 공간 플러스’, 장유경 ‘멈추어, 숨’, 이은주 ‘무슨 꽃으로 문지르는 가슴이기에’ 등.

한국현대춤협회 손관중 회장은 “현대 춤작가 12인전은 작가정신을 갖춘 안무가들이 직접 춤을 춰야 하는 무대이기 때문에 철저히 자기 관리를 하는 무용가들만 무대에 설 수 있다”며 “현대무용의 흐름을 가장 잘 볼 수 있는 무대”라고 설명했다. 전석 2만 원. 02-2220-1338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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