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자연학교에 가자!/이미지 글·이상규 그림/120쪽·1만 원·창비(초등 3년 이상)
생명과 자연의 소중함을 보여 주는 책이 나란히 나왔다.
동화 ‘우리가 지킨다’는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스토리로 자연의 소중함을 설득력 있게 그린다. 이에 비해 체험기인 ‘숲자연학교에 가자!’는 등장인물의 발걸음을 좇고 있지만 아무래도 설명식이어서 읽는 맛은 덜하다.
초등학교 교사 출신인 박진희 씨가 쓴 ‘우리가 지킨다’는 방학을 맞아 서울에서 놀러 온 초롱이, 청솔리에 사는 쇠돌이와 칠성이가 주인공이다. ‘쭈꾸’는 아이들과 말이 통하는 하늘다람쥐. 아이들과 자연이 어울려 사는 이 마을에 골프장을 만들겠다며 대머리 사장 일행이 나타난다. 이들은 뒷산 입구에 ‘입산 금지’ 푯말을 내걸고 덫을 놓아 동물들을 마구잡이로 잡아들인다. 아이들은 한밤에 공사장으로 잠입해 동물들을 구출해 내지만 대머리 사장 일행에게 덜미를 잡히고 만다.
포로가 된 아이들이 펼치는 탈출 작전이 흥미롭다. 연필 한 자루 없는 아이들이 어떻게 읍내에 있는 파출소로 자신들의 피랍 사실을 알렸을까? “우리가 동물에게 사랑을 베풀면 동물도 똑같은 사랑을 베풀고 싶어 한다는 것을 책을 읽으면서, 실제로 동물들과 눈을 마주치면서 느껴 보기 바랍니다.” 책이 나오는 것을 보지 못하고 안타깝게 병으로 세상을 떠난 저자를 대신해 동생 정은 씨가 쓴 머리말이다.
소설가 이미지 씨가 쓴 ‘숲자연학교에 가자!’ 역시 방학을 맞은 슬비네 세 자매와 사촌 희운이 서울을 떠나 숲자연학교로 간다. 처음에 투덜대던 아이들은 ‘몽당 쌤’ ‘봇대 쌤’과 함께 숲에서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과 이야기 나누는 법을 배워 간다. “숲에 누워서 하늘을 본 건 처음이야. 하늘이 정말 맑고 깊어서 눈이 시리네. 눈을 감고 숨을 크게 들이마신 뒤 내쉬었어. 가슴이 뻥 뚫리는 것 같아.”
아이들은 이틀간 숲 속에서 나무와 풀, 꽃들에 대한 자세한 설명을 듣고 숲에서 할 수 있는 놀이를 배운다. 내 나무 찾기, 나뭇잎으로 얼굴 만들기, 나뭇잎 편지지 만들기, 천연염색 해 보기를 읽을 때면 당장 숲에 가서 직접 해 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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