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4월 4, 5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 앞에서 열리는 ‘무궁화 묘목 나눠주기’ 행사에 가수 아이비(4일 오후 1시) 개그맨 ‘마빡이’ 정종철(5일 오전 11시) 방송인 박경림(5일 낮 12시) 씨가 참가해 1시간씩 묘목을 나눠 준다.
아이비는 최근 ‘유혹의 소나타’로 정상을 달리고 있으며, 정 씨는 ‘마빡이’ 신드롬의 주인공이다. 박 씨도 라디오 진행자로 활약하고 있다. ‘무궁화 묘목 나눠주기’는 1985년 처음 열린 뒤 외환위기 때 2년을 제외하고 매년 열렸다.
요즘 영화 ‘챔피언 마빡이’를 준비 중인 정 씨는 “식목일이 휴일이 아닌 것부터가 애석하다”며 “갈수록 아스팔트 바닥은 넓어지고 나무들은 설 자리를 잃어 가고…. 몇 년 뒤에는 후손들이 살 터전에 나무가 희귀해질까봐 걱정”이라고 행사 참여 취지를 말했다.
무궁화에 대한 이들의 추억도 다양했다. 정 씨는 “어릴 적 어버이날에 카네이션을 몰라 무궁화를 어머니 가슴에 달아드리자 어머니는 ‘너 참 엉뚱하다’며 넘기셨다”고 말했다. 아이비는 “일본은 벚꽃 축제를 하는 등 국화를 소중히 여기는데 우리는 무궁화에 무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행사 당일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묘목을 받으러 나서지 않으면 어떻게 할지 물었다. 아이비는 “그냥 뭐…. 묘목을 받아 가시는 분에 한해 안아 드려야죠”라며 웃었다.
그러면 정종철은? “다른 거 필요 없어요. 얼굴 자체가 워낙 편안하잖아요. 옆집 아저씨, 친구, 동생 모두 오세요. 그래도 안 오면 ‘골목대장 마빡이’로 변신할 거예요.”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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