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요즘 사람들은 작고 매운 고추보다는 싱거워도 큰 고추를 원한다. 하지만 희망과 달리 현실은 냉혹하다. 평균 신장은 계속 커졌다고 하는데 유독 내 아이만은 작은 것 같다는 게 부모들의 고민이다.
키가 잘 안 크는 것은 크게 선천적 요인과 후천적 요인으로 나뉜다. 엄마 아빠가 작으면 아이도 작을 수 있는 유전적인 요인은 25∼30% 밖에 안 된다. 후천적인 노력과 적절한 관리가 조화를 이루면 최종 신장은 얼마든지 늘릴 수 있다.
진료실에서 관찰한 성장부진 아이들 가운데 가장 많은 사례가 몸과 마음이 꽉 조여 있는 경우다. 이를 한의학에서는 ‘곤(困)’이라고 한다. 성장기 아이들은 나무(木)의 기운으로 가지가 하늘을 향해 쭉쭉 뻗듯이 커야 하는데 사방(口)이 막혀 곤경에 빠진 상황을 의미한다.
예전과 달리 영양상태가 안 좋아 키가 작은 아이들은 많지 않다. 신장은 20%ile(퍼센타일·100명 중 20번째로 작다는 뜻) 전후에 속하는데 체중은 평균인 아이가 적지 않다. 이는 잘 먹는데도 안 자랐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아이의 성장이 염려된다면 6세 이전에 전문의와 상담해 어떤 문제가 성장을 방해하고 있는지 확인하고 성장 관리를 받는 게 좋다.
성장호르몬 주사를 맞히겠다는 부모들이 있는데 이는 ‘성장호르몬 분비저하증’으로 진단받은 경우에만 효과를 볼 수 있다. 게다가 성장판이 닫히면 효과가 거의 없다. 이를 무시하면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잘못하면 성장호르몬 분비저하증에 걸릴 수 있다.
‘나사가 풀린 사람 같다’는 말은 좋은 뜻이 아니다. 하지만 아이들 성장에서만큼은 이야기가 달라진다. ‘곤한 아이’를 제대로 키우려면 몸에 조여 있는 나사를 풀어야 한다. 경직되고 긴장된 신체는 클 수 없다.
아이를 느슨하게 키우기 위해서는 가정이 따뜻하고 편안한 안식처가 돼야 한다. 가끔 가족 나들이를 떠나 지친 심신을 풀어 주는 것도 좋다. 특히 아이들에게 경직된 자세를 만드는 컴퓨터를 멀리해야 한다. 같은 자세로 오랫동안 손목만 까딱이는 컴퓨터 사용을 줄인다면 몸의 나사가 풀어질 것이다.
이 밖에 반신욕이나 족탕은 발바닥에서 머리 끝까지 기혈을 소통시켜 신체의 긴장을 풀어 준다. 마사지와 스트레칭 등도 도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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