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무. 그러나 커다란 나무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이 나무를 도화지에 그리면 이런저런 얘기를 들려주지 않을까.
일본의 유명 조각가인 사토 추료가 도화지에 그리고 시인인 기지마 하지메가 그 얘기를 들었다. 조각가가 15년간 그린 나무 데생에 시인이 시를 붙인 것이 바로 이 그림책이다.
그림책은 나무의 뿌리를 그리는 사람의 사진으로 시작된다.
사진에 보이는 주름 잡힌 손은 오랜 세월을 살아낸 나무처럼 과거와 현재를 생각하게 한다. 그 손으로 그린 나무의 뿌리를 찬찬히 살펴보자.
하늘로 향한 줄기와 가지와 우듬지(나무의 꼭대기 줄기), 잎사귀와 꽃, 열매와 씨앗이 모두 이 뿌리에서 물을 얻는다. 다시 나무의 옹이(나무의 몸에 박힌 가지의 그루터기)를 쓰다듬는다. 과거와 현재가 함께 숨쉰다.
바로 과거와 현재에 되풀이되는, 모진 겨울을 이겨낸 나무에서 새순이 돋고 잎이 자라는 과정이다.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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