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똑바로 살아라… ‘프로페셔널리즘’

  • 입력 2007년 4월 7일 02시 59분


◇프로페셔널리즘/엘리엇 프라이드슨 지음·박호진 옮김/352쪽·1만8000원·아카넷

한국에서 프로페셔널리즘은 위기에 처했다. 민주화 이후 탈권위주의가 확산되면서 프로페셔널리즘을 엘리트주의로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이런 비판은 의약분업 과정에서 의사와 약사의 ‘밥그릇 싸움’과 전관예우 같은 법조계의 ‘내 식구 감싸기’가 여론의 도마에 오르면서 악화일로에 놓였다.

2005년 숨진 저자는 주로 의사직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평생 프로페셔널리즘의 문제를 연구한 사회학자다. 이 책의 핵심 주장은 시장을 장악한 소비자주의와 정부 기업을 장악한 관료제주의에 대항할 제3의 길로서 프로페셔널리즘의 확립이다. 여기서 프로페셔널리즘은 노동의 주체가 노동을 통제하는 제도적 환경을 말한다.

저자는 소비자-경영자-노동자가 정립한 자본주의 삼두체제가 점차 소비자-경영자의 쌍두체제로 바뀌어 가고 있는 것을 프로페셔널리즘의 위기로 간주한다. 노동이 이에 대항해 스스로의 주체성을 확보할 길은 무엇인가. 그것은 전문지식의 심화와 함께 직업윤리의 강화다. ‘지식과 기술에 대한 독점적 소유를 포기하는 대신 도덕적 관리인이 되는 길을 택하라’는 저자의 충고는 오히려 지식보다 윤리에 방점을 찍고 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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