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약용, 김정희, 이광사, 허균…. 조선의 ‘대장부’가 유배 등으로 삶을 뒤흔드는 시련을 겪으면서 쓴 편지 68점을 묶었다. 이들은 편지에서 한 가정의 아버지이자 남편, 때로는 세상에서 도망치고 싶었던 평범한 남자로서 인간적 면모를 보여 준다. 이광사는 자신 때문에 자살한 부인의 무덤 앞에서 차라리 같이 죽어 한 무덤에 묻히는 게 낫겠다고 울부짖는다. 유배를 오면서 헤어진 어린 막내딸에게 보낸 편지에는 절절히 흐르는 부정이 넘쳐 난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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