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회 기간에는 경기장 안에서 일체의 광고도 허용되지 않는다. 대회가 열리기 전 5개월 동안은 코스 관리를 위해 한 명의 손님도 받지 않는다.
선수들은 ‘초청장’만 받아도 큰 영광으로 여긴다.
매년 4월 둘째 주 미국 조지아 주에 있는 오거스타내셔널GC에서 열리는 미국프로골프(PGA) 마스터스 대회는 그야말로 모두가 선망하는 ‘꿈의 무대’다.
‘단 한 번이라도 출전할 수 있다면….’ 골프선수라면 누구나 이 같은 꿈을 꾼다. ‘골프 천재’ 미셸 위(위성미)도 “내 골프 인생의 최종 목표는 마스터스에 출전하는 것”이라고 입버릇처럼 말한다.
하지만 평생 출전조차 쉽지 않은 마스터스 대회에서 6번이나 우승한 선수가 있다.
‘골프의 제왕(帝王)’으로 불리는 잭 니클로스(67)다. 그는 1963년 4월 7일 처음 마스터스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영예의 ‘그린 재킷(마스터스 대회 우승자에게 입혀 주는 녹색 재킷)’을 입는다.
당시 잭 니클로스는 2언더파 286타를 쳐 샘 스니드, 게리 플레이어 등 당대의 고수들을 꺾고 23세의 어린 나이로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1965년, 1966년, 1972년, 1975년, 1986년에 차례로 우승을 차지해 아무도 넘볼 수 없는 ‘마스터스 6승’의 기록을 갖고 있다. 특히 골퍼로는 황혼의 나이인 46세 때(1986년) 그가 거둔 우승은 그가 왜 ‘골프의 전설’인지 존재 의미를 부여했다.
PGA투어 73승(역대 2위), 메이저대회 18승(1위) 등 골프 역사상 최고의 선수로 꼽히는 니클로스는 2005년 마스터스 대회에서 9오버파 153타로 예선 탈락한 뒤 “다시는 마스터스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기자들이 이유를 묻자 “이젠 최고의 기량을 보여 줄 수 없기 때문”이라고 대답했다.
그에겐 마스터스 평생 출전권이 보장됐었다. 하지만 최고의 경기만을 펼쳐 왔던 니클로스로선 나이 때문에 수준 높은 플레이를 팬들에게 보여 줄 수 없다는 사실이 견디기 힘들었는지 모르겠다.
71회 마스터스 대회가 열리고 있다. 한국인이 마스터스에서 영예의 그린 재킷을 입는 날은 언제일까.
김상수 기자 s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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