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는 이날 로마의 성 베드로 대성당 앞 광장에 수만 명의 신도가 모인 가운데 성당 발코니에서 낭독한 부활절 강복 메시지를 통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자연 재앙과 인간이 일으킨 비극적 참상’을 개탄했다.
교황은 중동 문제에 대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대화에서 희망적 신호가 보이기는 하지만, 이라크는 계속되는 살육으로 갈가리 찢기고 있어 긍정적인 기미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고 우려했다. 교황이 이라크 사태에 대해 언급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교황은 또 “아프가니스탄에서는 불안한 정세가 계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수단의 다르푸르 사태, 콩고민주공화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폭력과 약탈 행위, 소말리아의 유혈 분쟁, 짐바브웨의 ‘통탄할 만한 위기’ 등도 차례로 언급했다.
베네딕토 16세는 “나는 테러리즘과 납치, 종교라는 이름으로 정당화되는 수천 개의 얼굴을 한 폭력, 인명 경시, 인권 침해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며 “예수에 대한 믿음이 더 나은 미래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말했다.
교황은 영어 아랍어 중국어 에스페란토어 등 수십 가지의 언어로 부활절 축하 인사를 했다.
이에 앞서 이날 오전 베네딕토 16세는 성당의 계단에서 부활절 미사를 집전했다. 교황은 16일 80회 생일, 19일에는 교황 선출 2주년을 맞는다.
이진영 기자 eco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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