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달 개봉을 앞둔 영화 ‘아들’(제작 필름있수다, KnJ 엔터테인먼트)의 장진(36) 감독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명륜동 한 레스토랑에서 열린 이 영화의 제작보고회에서 “가장 특별한 하루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그저 그런 하루가 많았지만 취재진을 위한 멘트를 해야겠다”며 “첫 아기가 태어나는 순간이 특별한 하루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아들’ 개봉 직후 결혼식을 올리는 장진 감독은 “얼마전 우리 친구 강성진이 갓 태어난 아이의 사진을 핸드폰에 저장한 것을 보여줬는데 진짜 좋았다”며 설레는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결혼한 주변 사람들이 ‘아버지’가 됐을 때가 가장 부럽다는 장 감독은 ‘경험’이 없어도 감정을 표현하는 데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아들’은 무기징역을 선고받은 무기수(차승원 분)가 단 하루의 특별한 휴가를 받아 세 살 때 생이별한 아들(류덕환 분)과 다시 만나는 내용으로 ‘하루’를 맞이하기 전후의 감정을 섬세하게 담아내면서도 장진 식의 코믹 요소가 담겨있다.
장 감독은 “우리가 무심코 보내는 수많은 하루 중에 이들처럼 간절하게 하루를 보낸 이의 마음은 어떨까하는 생각에 작품을 썼다”며 “내 일상에서 도저히 흉내낼 수 없는 그 ‘하루’에 아버지와 아들이 만난 따스함과 낯선 감정 등을 담았다”고 소개했다.
장진 감독은 “내가 알기로는 아직 나는 아들이 없기 때문에 경험하지 못한 이야기를 썼다”고 너스레를 떤 뒤 “애도 없는 사람이 어떻게 이런 이야기를 썼냐고 주위에서 이야기해줄 때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한편 이 영화에는 장진 감독의 실제 아버지가 특별 출연한다. 장 감독은 “제 아버지는 (이 영화가) 전쟁영화라도 내보냈을 것”이라며 “내년에도 살아계셔야 하고 변변한 사진도 없어서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서 시도했다”고 밝혔다.
아직은 ‘아들’인 장진 감독이 표현한 ‘아버지’의 감정은 내달 3일 스크린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스포츠동아 정기철 기자 tom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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