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만화는 태권V가 바다에 침몰한 지 30년 후를 다뤘다. 명예퇴직을 앞둔 평범한 중년 샐러리맨 훈이(태권V 조종사)가 우연히 과거 태권V 기지를 찾아가고, 거기서 반신불수의 몸으로 태권V를 다시 만든 깡통로봇 철이를 만나 잃어버린 자아를 찾는다는 내용이다.
논란이 된 부분은 최근 훈이가 태권V를 떠나 샐러리맨이 된 사연을 다루는 18∼20회. 실명은 거론되지 않지만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 등 1970, 80년대 정치적 상황을 묘사한 장면이 연출된다.
19회에서는 카프 박사와의 전쟁이 끝난 후 박 전 대통령을 연상시키는 인물이 훈이와 태권V에게 민주화운동을 펼치는 민간인 시위를 진압하라고 명령한다. 훈이가 거부하자 국가안전기획부 요원이 훈이를 총으로 위협한다. 20회에서는 군사 쿠데타가 일어나 훈이가 고문을 받고 전 전 대통령과 흡사한 인물에게서 폭동 진압 명령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폭동은 5·18민주화운동을 연상케 한다.
한 누리꾼(ID last adam)은 댓글을 통해 “태권V를 굳이 운동권 만화로 만들 필요가 있는가”라고 밝혔다. 또 다른 누리꾼(ID lkm)도 “인터넷 공간에선 성인뿐 아니라 분별력이 부족한 어린이들도 만화를 본다는 것을 염두에 뒀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반면 참신하다는 의견도 있다. 누리꾼 진세아 씨는 “태권V로 사회문제를 꼬집어 내는 점이 신선하다”고 밝혔다.
‘브이’는 신예 만화가 제피(본명 김태건)와 주식회사 로보트태권브이(대표 신철)의 공동작품이다. 시나리오를 구상한 양우석 실장은 “태권V 팬들이 386, 즉 30대 후반∼40대 초반임을 감안해 과거 이야기를 넣었지만 너무 직접적으로 표현된 것 같다. 다음 회부터 수위를 낮출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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