民興無邪慝(민흥무사특)이라는 말이 있다. 民은 백성, 국민이라는 뜻이다. 興은 흥하다라는 뜻이다. 復興(부흥)은 다시 흥하다라는 말이고, 興盛(흥성)은 흥하여 활발해지다라는 말이다. 無는 없다라는 뜻이다. 無人(무인)은 ‘사람이 없다’는 말이므로 無人之境(무인지경)은 사람이 살고 있지 않은 곳을 말하고, 無我之境(무아지경)은 나 자신이 없는 경지, 즉 나 스스로를 잊은 경지라는 말이다. 境은 곳, 장소, 경지를 뜻한다. 無上(무상)은 더 높은 것이 없다는 말이다.
邪는 속이다, 악하다라는 뜻이다. 邪惡(사악)은 간사하고 나쁘다라는 뜻이며, 邪敎(사교)는 바르지 못한 종교라는 말이다. 邪行(사행)은 바르지 않은 행위이다. 慝은 악하다, 못되다, 속이다는 뜻이다. 邪慝(사특)은 속이고 못되다, 악하고 속이다라는 말이다. 이상의 의미를 정리하면 民興無邪慝은 국민이 흥하면 간사하고 속이는 일이 없다, 즉 국민이 정신을 차리면 나라에 간사하고 속이는 무리는 나타나지 않는다는 말이 된다.
선거의 계절이 다가온다. 우리는 항상 정치가 발전하기를 기대하면서 이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정치인의 잘못을 탓한다. 그러나 정치인을 선택해 그들에게 정치의 권한을 위임하는 것은 국민이다. 해결책은 국민에게서 나온다. 民興無邪慝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새겨보자.
허 성 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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