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프링웨이브 페스티벌
미술관에 들어서면 당신을 맞는 것은 많은 풍선이다. 바닥부터 천장까지 둥둥 떠 있는 6000개의 하얀 풍선. 풍선 사이를 걸어가는 것도, 툭 쳐서 가만히 있는 풍선의 위치를 흩뜨리는 것도, 혹은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도 모두 당신의 선택이다. 그리고 무얼 하든, 안 하든 당신은 어느새 ‘무용’의 일부가 된다….
다음 달 4일 서울 중구 태평로 로댕갤러리에서 열리는 스프링웨이브 페스티벌의 개막작 ‘흩어진 군중들(Scattered Crowd)’이다. 세계적인 안무가 윌리엄 포사이드가 ‘안무’한 이 작품은 우리가 어떻게 주변 환경에 반응하고 적응하며,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보여 준다.
설치미술 같기도 하고 퍼포먼스 같기도 한 이 ‘현대무용’처럼 연극 영상 무용 음악 퍼포먼스 패션 등 각 예술 장르들의 뒤섞인 다원성은 현대예술의 두드러진 특징이다. 올해 처음 마련된 국제다원예술축제인 스프링웨이브 페스티벌(www.spirngwave.org)에는 기존 예술 장르를 파괴한 실험적인 작품 15편이 소개된다.
개막작인 ‘흩어진 군중들’과 함께 가장 관심을 끄는 작품은 ‘헤이 걸!’. 유럽 아방가르드 연극의 최전선에 서 있는 이탈리아 연출가 로메오 카스텔루치의 신작이자 올해 아비뇽 페스티벌 초청작이다. 대사나 줄거리 없이 샤넬 No 5 향수병, 거울, 흑인 여자, 남자들의 그림자 등 이질적인 동작과 이미지로만 이어지는 ‘연극 같지 않은 연극’이다. 특히 카스텔루치는 이번 내한공연에서 “배우 아닌 평범한 한국 남성 40명을 무대에 세우고 싶다”고 페스티벌 사무국에 요청해 왔다. 나이와 직업에는 제한이 없으며 ‘헤이 걸!’에 출연하고 싶은 남성은 페스티벌 측(02-725-1164)으로 신청하면 된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
○ 스프링 실내악 축제
19세기 말 유럽 각국에서 유행했던 ‘국민악파’ 음악은 당시 세계를 지배했던 독일, 오스트리아의 기악과 이탈리아의 오페라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기 나라만의 민족적 특색을 음악 속에 살려내는 역할을 했다.
보헤미아에서는 스메타나가 민족적인 재료를 사용해 교향시를 작곡했고, 드보르자크도 민족적 색채가 짙은 교향악과 실내악곡을 작곡했다. 러시아에서는 글린카, 발라키레프, 무소륵스키, 림스키코르사코프, 보로딘 등 이른바 ‘러시아 5인조’가 국민주의 음악가로 꼽히고 있으며, 북구에서는 노르웨이의 그리그가 민족적 경향의 작품을 남겼다.
‘2007 서울 스프링 실내악 축제’가 ‘민속음악의 하모니’란 주제로 실내악에 녹아든 각국의 이국적이고 매혹적인 선율을 집중 조명한다.
잘츠부르크, 탱글우드 페스티벌처럼 세계적인 음악축제를 만들고자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을 비롯해 각계 인사들이 이 축제를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올해는 바르토크, 드뷔시, 생상, 드보르자크 등의 작품을 골고루 맛볼 수 있는 오프닝 콘서트 ‘포크 인스피레이션’을 시작으로, 현대 세계음악의 흐름을 엿볼 수 있는 ‘멜팅팟’ 공연까지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파스칼 드봐이용(피아노), 라이너 목(비올라), 안토니오 메네세스(첼로), 이호교(더블베이스), 이윤정(오보에), 안희찬(트럼펫), 김영률(호른) 등 국내외 40여 명의 아티스트가 참가해 총 14차례 공연한다.
특히 덕수궁, 서울시립미술관에서도 무료 콘서트가 열려 화창한 봄날에 가족과 함께 음악의 선율을 즐길 기회도 제공한다. 02-737-4046, www.seoulspring.org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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