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한국위원회와 문화재청이 27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 19층 기자회견장에서 여는 ‘한일 불법 문화재 반환 촉진 정책포럼’에서 한 일본인 교수가 발표할 예정인 일본 내 한국 문화재 반환 해결책은 그래서 눈길을 끈다.
하야시 요코(사진) 일본 쇼비대 예술경영학 교수는 미리 배포한 이 논문에서 “일본의 문화재 관련법을 개정해 소장 문화재를 공개한 개인에게 세제 혜택을 주고 이렇게 알려진 문화재를 한국과 일본이 함께 조사해 약탈 문화재로 판명되면 국제법에 따라 한국에 돌려줘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는 일본 박물관과 미술관에서 확인된 한국 문화재에다 개인 수집가의 소장품을 합치면 일본 내 한국 문화재가 30만 점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문화재청의 해외 문화재 현황에 따르면 일본의 한국 문화재는 3만4369점이다.
하야시 교수는 일본의 문화재 관련법에 문화재 공개에 대한 소득세 감면 등 혜택이 없어 수집가들이 공개를 꺼린다고 지적했다. 국내 문화재 전문가들도 일본이 문화재 관련법을 개정해 한국 문화재가 공개되면 약탈 문화재 검증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는 등록 문화재에 대해 상속세와 증여세가 면제되며 한국도 문화재에 대한 양도세 취득세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하야시 교수는 문화재 관련법 개정을 바탕으로 한국과 일본 정부가 함께 전면적인 합동조사를 벌일 것을 제안했다. 그는 일본이 2003년 가입한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의 ‘문화재 불법 수출입 금지 조약’에 따라 일본 내 한국 문화재 중 도난이나 약탈 증거가 명확한 것은 한국의 법적 소유자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하야시 교수는 한일협정(1965년)에 따라 문화재 반환 문제가 모두 해결됐다는 일본 정부의 견해도 반박했다. 그는 “한국이 반환을 요구한 문화재 중 협정으로 돌려받은 것은 8분의 1에 지나지 않으며 회의록에 따르면 일본 국민이 소장한 한국 문화재를 자발적으로 한국에 기증하는 것을 권장하기로 한 약속을 일본 정부가 이행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27일 토론자로 나서는 정우택 동국대 박물관장은 “일본 내 고려불화의 회화적 가치가 알려지면서 10여 년 사이에 공개된 고려 불화가 90여 점에서 160여 점으로 늘었다”며 “일본의 개인 소장가가 문화재를 공개할 수밖에 없도록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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