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치밀한 수읽기가 요구되는 바둑에서 이러한 기풍은 그가 '미완의 대기'로 남아야했던 한계를 설명하기도 했다. 윤 군 스스로 인정하듯이 "마무리가 약하다"는 평가를 달고 다녀야했다.
약점이 그대로 드러나는 바둑판을 보고 있는 것은 자존심 강한 그에게 무척 괴로웠을 것이다. 그가 바둑에 투자하는 시간은 하루 평균 8시간. 대국이 없는 날은 최철한 9단의 연구실에 나가 동료 젊은 기사들과 기보를 연구하며 이 부분을 집중 연마했다고 한다.
또 집에서는 부모님의 권유로 노래부르기와 마술을 배웠다. 부족하다고 느껴지는 유연성을 키우기 위해서였다. 실제로 윤 군은 다중지능(MI)이론에 기초한 잠재능력진단검사에서 언어, 자연 친화, 음악 지능 등은 낮게 나오기도 했다 .
노력의 결과일까. 실제로 그는 요즘 다소 부정적인 의미의 '윤펀치'라는 별명을 벗어던지고 있다. 이영구 6단은 "다소 거칠고 공격 지향이었지만 요즘 대국을 보면 상당히 유연하고 부드러워졌다. 전체적으로 강해졌다"고 최근 윤 6단의 변화를 평했다. 준마(駿馬)는 갈기를 다듬고 또 다른 도약을 준비 중이다.
유성운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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