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양한 소재-표현 독특”… 서점에 ‘한국코너’ 등장도
‘일본의 망가(manga·일본 만화)는 잊고 이제 한국의 만화(manwha)를 주목하라.’
시사주간지 비즈니스위크는 최근 미국의 ‘코믹북(comic book·만화책의 영어 표현)’ 마니아 사이에서 한국 만화가 일본 망가의 인기를 압도하고 있다며 이렇게 소개했다.
이 잡지는 최근 만화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웰시의 글을 통해 “일본 망가의 그늘에 가려져 있던 한국 만화가 자신만의 색깔을 드러내며 미국 내 독자층을 넓혀가고 있다”고 전했다.
따라서 이제 미국 독자들은 ‘manwha’라는 용어를 따로 알고 있어야 할 정도가 됐다는 것. 천계영 작가의 ‘오디션’과 ‘DVD’ 같은 한국 작품만 모아 놓은 ‘만화 코너’를 따로 설치하는 서점도 생겼다.
이 잡지는 한국에서 만화가 출판물의 25%를 차지하고 있으며, 300만 명 이상의 독자가 온라인 등을 통해 유료 만화를 구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동성애로 보일 수 있는 10대 소년 간의 미묘한 감정을 아름답게 표현해 내는 등 한국 만화만의 독특한 접근법과 소재의 다양성이 한국 만화의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한국 만화 제작업체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한국에서는 만화책이 퇴조하는 대신 인터넷이나 휴대전화를 통해 만화를 유료 구독하는 사이버 방식으로 유통 단계가 진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국 만화가 미국에서도 이런 온라인 구독방식으로 유포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곁들였다. 유료화가 추진되고 있는 한 만화 샘플은 1회 보는 데 약 0.25달러.
여기서 소개된 대표적인 한국 작품들은 작가 말리의 ‘도깨비 신부’와 강도하의 ‘위대한 캣츠비’, 원수연의 ‘렛 다이’, 김진태의 ‘왕십리 종합병원’ 등. 넷코믹스와 아이스 쿠니온을 중심으로 한국 만화의 영어 번역 및 해외 수출이 진행 중이다.
한국 만화는 애니메이션 영화와 관련 캐릭터 산업 등으로 이어지며 거액을 벌어들이는 일본 망가의 사업성에는 아직 못 미치는 상태. 그러나 영화 ‘스파이더맨’의 샘 레이미 감독이 2008년 상영을 목표로 영화화를 추진하고 있는 형민우의 ‘프리스트’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 주는 작품으로 꼽혔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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