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작은 ‘프롬 어 북(from a book)’ 시리즈로 책의 내용을 시각화한 작품들이다. 설 교수는 “책의 내용을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이를 ‘프로세스 아트’로 부르고 싶다”며 “‘읽는 문학’에 비해 ‘보는 문학’쯤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시작은 책을 사진으로 인화한 뒤 그 책과 관련된 다양한 오브제를 극사실 기법으로 배치했다. 악보가 펼쳐진 가운데 일그러진 시계, 종이학, 바이올린, 타자기 등을 요소로 삽입했다. 설 교수는 “이런 사물들은 보이지 않는 것에 대한 시각적 비유를 하기 위한 작가의 표현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단에서는 책을 주제로 한 작품 활동을 하는 화가가 많다. 그중 설 교수의 작품은 사실주의 기법과 책의 이미지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고영훈 씨의 작품과 유사하다. 설 교수는 “고 씨는 사회 비판 메시지를 은유하는 반면에 나는 책의 내용을 오브제를 통해 시각화하려고 한다”고 비교했다.
전시에는 책을 통한 여정의 이미지를 담은 연작 24점도 선보인다. 02-544-8481
허엽 기자 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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