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맘때면 초중고교생들은 ‘부모님께 무슨 선물을 해 드릴까’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길에서 파는 카네이션 한 송이를 쑥스럽게 내밀기 일쑤다.
예쁜 꽃이나 값비싼 선물도 좋지만 부모님은 다정한 말 한마디, 정겨운 행동 하나에 더 큰 감동을 느낀다.
어버이날을 평소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고 부모님의 사랑을 다시 생각하는 기회로 삼아 보자.》
○ 새벽밥 짓는 어머니-구두 뒷굽 닳은 아버지 바라보자
어버이날을 맞아 일상생활 속에 감춰진 부모님의 사랑을 찾아보자. 지금껏 무심히 지나쳤던 사소한 일상 속에서 따뜻한 부모님의 마음을 다시 한 번 돌아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잠든 부모님의 발이나 구두를 살펴보자. 하루 종일 일하느라 퉁퉁 부어 있는 발과 닳아 해진 구두를 보면 자식을 위한 부모님의 헌신적인 사랑을 느낄 수 있다.
주말에 함께 나들이를 가지 않거나 일찍 들어와 놀아 주지 않는다고 투정을 부리기 쉽지만 밤늦게 또는 주말에 만나는 사람들도 일과 관련된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부모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새벽녘 부엌에서 아침 식사를 준비하는 어머니의 뒷모습을 몰래 바라보자. 아침잠을 참으며 가족을 위해 묵묵히 밥을 짓고 음식을 준비하는 모습에서 가족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다.
○ 떼쓰거나 쓴소리로 마음을 멍들게 했다면 반성을
평소에 부모님을 대하는 내 모습을 반성해 보는 것도 부모님의 마음을 다시 생각해 보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시험을 못 봤거나 뜻한 일이 마음대로 되지 않았을 때, 집이 가난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없을 때 부모님을 원망했거나 탓했다면 자신의 행동을 반성할 필요가 있다.
어떤 부모든 자식에게 모든 것을 다 해 주고 싶은 마음은 똑같다. 자식을 위해 하는 쓴소리를 고깝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가족 모임에 일부러 빠지거나 물건을 사 달라고 떼를 써 부모님을 곤란하게 하지는 않았는지도 돌아보자.
○ 감사의 말 한마디-어깨 주무르기로 기쁨의 선물을
‘아빠가 가장 멋있어요’나 ‘엄마가 가장 예뻐요’ 등의 칭찬도 부모님의 마음을 기쁘게 하는 방법이다. 부모님에게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듯이 부모님도 자식에게 칭찬이나 감사의 말을 들을 때 큰 기쁨을 느낀다.
선물을 살 돈이 부족할 때는 쿠폰을 선물해 보자. 설거지 1회, 어깨 안마 2회, 구두 닦기 2회 등 부모님께 해 드릴 수 있는 것을 쿠폰으로 만들어 엄마 아빠에게 선물해 드리면 된다.
중고교생의 경우 쑥스러워 살가운 행동을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부모님은 덩치 큰 자식이 감사의 표시 하나 제대로 못한다고 더 섭섭해할 수 있다. 어버이날 하루만이라도 다정한 아들딸이 되어 보자. 평소에 존댓말을 쓰지 않았다면 이날만큼은 정중하고 공손하게 존댓말을 쓰는 것도 좋다.
아침 일찍 일어나 부모님께 큰절을 하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이다. 절을 한 뒤 “낳아 주시고 키워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라고 말하면 부모님은 어떤 선물을 받는 것보다 즐겁고 행복해하실 것이다.
이교성 웅진교육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어버이날 현관에 있는 구두를 가지런히 놓아 드리거나 아침에 부모님을 배웅하며 구두 주걱을 건네는 것도 좋다”며 “돈을 주고 산 인조 카네이션 한 송이보다 서툴지만 직접 만든 카네이션이 부모님의 마음을 더욱 기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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