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이야기]<198>聲聞過情,君子恥之

  • 입력 2007년 5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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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이 사실에 맞게 나는 일은 거의 없다. 대개 사실보다 과장되기 마련이다. 적당히 좋은 약은 천하의 명약이라고 소문나고, 그저 그런 물건이 천하의 명품이라고 소문난다. 사실은 그토록 명약이거나 그토록 명품이 아닌 경우가 많다. 소문은 이처럼 사실과 다르다. 사람에 대한 소문도 이와 같다. 이런 이유로 어떤 사람은 자신에 대한 소문을 일부러 내고 즐긴다.

聲聞過情(성문과정), 君子恥之(군자치지)라는 말이 있다. 聲은 소리라는 뜻인데, 여기에서는 사람들이 소리 내고 다니는 일을 의미한다. 聞은 듣다, 들리다라는 뜻이다. 겸손하게 말할 때 흔히 하는 ‘제가 寡聞(과문)한 탓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이라는 말은 제가 들은 것이 적어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만이라는 뜻이다. 寡는 적다는 뜻이다. 聲聞은 사람들이 말하는 소리와 들리는 소리라는 뜻인데, 이런 의미가 변해 명성이나 좋은 평판이라는 뜻을 갖게 됐다.

過는 지나다, 넘다, 잘못하다라는 뜻인데, 여기에서는 넘다라는 뜻으로 사용된다. 情은 뜻, 감정, 정신, 진심이라는 의미인데, 이로부터 사실 또는 진상이라는 의미가 생겼다. 여기에서는 사실 또는 진상이라는 의미로 사용된다. 君子는 훌륭한 선비라는 뜻이다. 恥는 부끄러워하다라는 뜻이지만 여기에서는 부끄럽게 여기다라고 해석해야 한다. 之는 그것이라는 대명사로서 앞에 나온 내용을 가리킨다.

이상의 의미를 정리하면 聲聞過情, 君子恥之는 명성이 사실보다 더 크게 나면, 군자는 그것을 부끄럽게 여긴다는 말이 된다. 자신에 대한 과장된 소문을 즐기거나, 심지어 자신의 명성이 크게 나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다. 국민이 자신의 권한을 위임하는 사람을 선택해야할 시기가 다가온다. 과장된 명성에 조심해야할 시기이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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