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대장금’ ‘뮤지컬 댄서의 순정’‘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뮤지컬 바람의 나라’ 등 이달에 공연 중이거나 공연을 앞둔 이들 작품의 음악은 영화음악가들이 맡았다.》
서울 예술의 전당 오페라극장에서 26일∼6월 17일 공연되는 ‘뮤지컬 대장금’의 음악을 맡은 이는 조성우 M&FC 대표. 그는 ‘8월의 크리스마스’ ‘선물’ 등 40여 편 영화의 음악을 작곡했으며 국내 영화계에 ‘오리지널 스코어’(순수 창작 영화음악)를 정착시킨 음악가다. 뮤지컬 음악을 작곡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 뮤지컬에선 음악도 주인공…차이 간과 지적
영화와 드라마 음악을 작곡하는 듀엣 ‘아트모스피어’(이충한·정재환)는 같은 제목의 만화가 원작인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서울 사다리아트센터)에 참여했다. 두 사람은 한 팀으로 활동하며 영화 ‘열혈남아’와 드라마 ‘연개소문’ 등의 음악을 만들었다. 지난해 제작돼 5일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다시 무대에 오르는 뮤지컬 1‘바람의 나라’의 음악은 드라마 ‘하얀 거탑’을 비롯 드라마와 CF음악을 해온 이시우 씨의 작품이다.
영화음악가들이 뮤지컬로 뛰어드는 이유는 뮤지컬 시장의 급성장 때문이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지난해 발간한 ‘문예연감’에 따르면 국내 뮤지컬 제작 편수는 2001년 111편에서 2005년 274편으로 크게 늘었다. 창작뮤지컬도 2005년 56편에서 2006년(12월 제외·한국뮤지컬협회 자료) 72편으로 늘어났다.
이들이 만든 뮤지컬 음악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한국 영화의 발전과 함께 향상된 창작 영화음악의 인프라와 제작 노하우를 반영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영화와 뮤지컬 음악의 차이를 간과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조성우 대표는 “영화음악은 다른 장르와 달리 뮤지션의 감정보다 극의 흐름과 주인공의 특징을 부각하는 데 집중한다”며 “이러한 점은 뮤지컬 음악과도 일맥상통한다”고 말했다. 영화음악의 서정적 멜로디와 특유의 스케일에서 오는 장엄미를 살려냄으로써 새로운 뮤지컬 음악을 선보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영화음악은 극의 분위기를 살리는 보조 수단이지만 뮤지컬 음악은 내용을 이끄는 주도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음악이 장식적 효과에 머물고 겉돌게 될 가능성을 지적하는 의견도 있다. 뮤지컬 ‘첫사랑’의 음악을 작곡한 이지혜 씨는 “뮤지컬 음악의 가사는 대사를 명확하게 전달하면서 멜로디가 조화를 이뤄야 하므로 영화음악이나 가요의 작곡 기법과 구분해야 한다”고 말했다.
○ 배우에 비해 인력 부족…“전문인 키워야”
뮤지컬 업계에서는 영화의 흥행 속성을 터득하고 역량이 검증된 영화음악가들을 영입하려는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뮤지컬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배우에 비해 음악 부문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송한샘 한국뮤지컬협 사무국장은 “미국이나 영국처럼 뮤지컬 작곡가를 위한 전문 교육 과정이 절실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남원상 기자 surre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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