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瞬息萬變(순식만변)’이라는 말이 있다. ‘瞬’은 ‘눈을 깜짝이다’라는 뜻이고, ‘息’은 ‘숨을 한번 쉬다’라는 뜻이다. 그러므로 ‘瞬息間(순식간)’은 ‘눈을 깜짝이고, 숨을 한번 쉬는 사이’, 즉 ‘아주 짧은 시간’을 나타낸다. ‘萬’은 ‘일 만’을 나타내며, ‘變’은 ‘변하다’라는 뜻이다. 이러한 뜻을 정리하면 ‘瞬息萬變’은 ‘눈을 한번 깜짝이고, 숨을 한번 쉬는 사이에 만 가지가 변한다’는 말이 된다. 세상에는 이렇게 빨리 변하는 것이 있다. 사람의 마음도 그렇다. 한번 서운하면 그동안의 은혜를 모두 잊기도 하고, 이와 반대로 평생의 서운함이 따스한 한마디 말로 잊혀지기도 한다. 그러나 세상에서 가장 빨리 변하는 것 중의 하나는 국민의 마음, 즉 민심이다. 민심은 하루아침에 모아지기도 하지만 하룻저녁에 풀어지기도 하며, 이곳으로 모아졌다가 저곳으로 가기도 한다. 민심은 어떤 때는 무른 것같이 보이지만 어떤 때는 가을날의 서리처럼 무정한 것이다. 민심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은 이를 명심해야 한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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