愛而知其惡(애이지기악)이라는 말이 있다. 愛는 사랑한다는 뜻이다. 而는 그리고 또는 그러나라는 뜻이다. 似而非(사이비)는 비슷하지만 옳지 않다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진실한 것 같지만 진실이 아니다는 것이다. 似而非한 사람이나 似而非한 언행이 세상에 돌아다니기 시작하면 사람은 어느 것이 옳은 줄 모르게 된다. 似는 비슷하다는 뜻이며 非는 그르다, 옳지 않다는 뜻이다.
知는 알다는 뜻이다. 知足(지족)은 만족할 줄 안다는 뜻이다. 만족할 줄 알면 세상이 편안하게 느껴진다. 知足者富(지족자부)는 만족할 줄 아는 사람이 부자라는 말이다. 아무리 재물을 많이 가진 사람도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끼면 부자가 아니며, 재물이 적은 사람도 스스로 가진 것에 만족하면 부자라는 말이다. 惡은 악하다, 미워하다, 잘못이라는 뜻이다. 이상의 의미를 정리하면 愛而知其惡은 사랑하면서도 그 사람의 잘못을 알아야 한다는 말이 된다.
사랑은 모든 것을 포용한다. 그러나 사랑하는 사람의 잘못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만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도 예외가 아니다. 자식의 잘못을 알면 이를 꾸짖는 것도 사랑의 하나이다.
허성도 서울대 교수·중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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