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김태희가 재즈댄스 삼매경에 빠져….’
귀가 솔깃해진다. 노출의 계절 여름이 다가오고 있지 않은가. 헬스클럽에 다니고, 요가를 하고, 한약도 먹어 봤지만 끈기 부족 재미 부족 탓인지 허탕을 치기 일쑤였다.
무거운 팔다리에서 벗어나 가뿐해지고 싶다. 하지만 트레드밀(러닝머신) 위에서 무작정 달리자니 재미가 없다. 대부분의 여성이 그럴 것이다.
그래서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게 댄스다. 재즈댄스를 비롯해 벨리댄스, 살사 등 종류도 다양하다. 재미는 기본이고 유산소운동과 근육운동, 스트레칭을 동시에 겸할 수 있다.
특히 재즈댄스는 남녀노소 누구나 도전할 수 있는 종목이다. 벨리댄스처럼 뱃살을 드러낼 걱정도, 살사처럼 이성 파트너와 호흡을 맞춰야 하는 부담도 없다. 트레이닝복에 재즈댄스 운동화 한 켤레만 있으면 대중가요, 뮤지컬, 재즈 등 다양한 음악에 맞춰 춤출 수 있다.
재즈댄스 무용단인 포즈댄스시어터 우현영 단장은 “재즈댄스는 용광로 같은 춤”이라며 “발레, 현대무용, 힙합, 살사 등 모든 춤의 장점을 재즈 스타일로 풀어내 누구나 자기 취향과 수준에 맞춰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 날씬 몸매보다 자신감 회복이 우선
기사 마감이 임박하면 버릇처럼 초콜릿에 손이 간다. 시간을 정해 운동을 하자니 재미가 없다. 근육운동은 특히 힘들다. 다이어트를 시도해보지만 ‘너 정도면 괜찮아’라는 주변의 달콤한 유혹에 쉽게 굴복하고 만다.
그렇게 몇 년을 보내고 나니 어느덧 옷을 고르는 눈이 달라졌다. 예전엔 그냥 예쁜 옷을 샀다면 요즘은 ‘가려 주는’ 옷에만 시선이 간다. 밤샘도 거뜬했는데 이젠 쉽게 지친다. 저녁에는 다리가 퉁퉁 부어 무겁다.
“수치로 보면 별문제가 없습니다. 체질량지수(BMI)도 표준이고 체지방률과 복부지방률 모두 표준범위 안에 있어요.”
삼성서울병원 체중조절클리닉 지재환 교수의 설명에도 마음 한구석은 불만이다. 체지방률(27.4%)이 아슬아슬하게 표준 범위(18∼28%)에 들었지만 결코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복부지방률도 가까스로 표준 범위. 대다수의 직장 여성들이 비슷한 수치를 보인다고 한다. 몸무게도 ‘의학적’으로 정상이다. 오히려 적정체중에 2.3kg 못 미치게 나왔다.
하지만 마음은 늘 몸을 비판한다. 스스로를 뚱뚱하다고 욕한다. 그러다보니 자신감이 줄어들고 마음은 위축된다. 어쩌면 건강과 날씬한 몸보다 자신감 회복이 급선무란 생각이 든다.
지 교수는 “처음 한 달 동안은 식이요법을 하지 말고 배우고 싶어하는 재즈댄스에 열중해 보라”며 ‘신체 변화를 관찰한 후 음식조절에 들어갈 것’을 제안했다.
그는 “재즈댄스는 근육 스트레칭 운동과 유산소운동이 결합된 형태”라며 “꾸준히 하면 복합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음악 춤 그리고 ‘나’를 만나는 시간
재즈댄스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포즈댄스시어터에서 운영하는 포즈댄스센터를 찾았다. 우현영 단장에게 직설적으로 물었다. 얼마나 빠질까.
“체중보다 몸의 라인이 바뀌는 걸 느끼게 될 겁니다. 안 쓰던 근육을 쓰고, 몸을 늘리다 보면 유연해지거든요. 사람마다 차이가 있지만 6개월가량 꾸준히 하면 4kg 정도는 빠지더라고요.”
그는 무엇보다 자신감이 가장 큰 수확일 것이라고 했다. 거울 속 자신을 바라보고,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과정을 통해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게 된다는 것. 특히 재즈댄스는 자기표현이 강한 춤이라고 했다.
우 단장은 “우리는 타악기 위주의 음악을 즐겨온 민족”이라며 “비트가 강한 음악과 춤이 한국인 정서에 잘 맞는다”고도 했다.
처음엔 쭈뼛쭈뼛 쑥스러워하던 사람들이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자신도 모르게 내면의 ‘끼’를 발휘한다고 한다. 몸이 음악과 춤 동작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스트레칭이 필수다. 그래서 초보자들로 구성된 ‘기초반’ 시간의 절반은 스트레칭이 포함된 이른바 ‘웜 업’으로 채워진다. 중급자들은 발레클래스를 별도로 수강하기도 한다. 발레는 서양무용의 고전으로 든든한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우 단장은 기자에게 기초반부터 꾸준히 수강할 것을 권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