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부부에게 쓰는 편지]<하>부부사랑, 대화를 타고 흐릅니다

  • 입력 2007년 5월 25일 03시 03분


동아일보 자료 사진
동아일보 자료 사진
결혼한 지 2, 3년이 지나면 달라진 상대방을 발견하게 됩니다. 결혼 전에는 이야깃거리도 많았지만 대화가 없는 부부도 있습니다. 둘 사이에 거북한 문제가 생겼기 때문입니다. 금전 문제, 시부모 문제 등 일상적인 문제이기 쉽습니다.

부부는 일반적으로 경제적 궁핍, 아이 교육비, 높은 세금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지만 돈이나 돈에 대한 태도가 부부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아내가 전업주부인 경우 남편의 경제적 능력과 그의 인격을 동일시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녀들이 원하는 것을 들어주지 못할 때 아내가 아이들 앞에서 남편이 경제적으로 무능력하다는 인상을 주지는 않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로 한두 번 말다툼하다 나중에는 말다툼을 피하기 위해 문제를 멀리합니다. 진짜 문제는 그때부터입니다. 대화가 부족하면 일상생활에 별일이 없는 것 같아도 부부관계에 큰 장애가 될 수 있습니다.

대부분 상대방이 자기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어떤 경우는 상대방의 말을 듣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합니다. 서로 이야기를 들어 주는 일은 서로를 경험하는 일입니다.

서로간의 이해도 중요합니다. 이해하지 않으면 생활의 모든 면에서 위험이 도사리게 됩니다. 이런 상태를 극복하는 길은 깊이 대화하며 상대방을 경험하려는 마음으로 말을 귀담아듣는 것입니다.

화제가 중요하기 때문이 아니라 내가 그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서로 침묵하는 것은 서로 날카롭게 소리치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1 껄끄러운 문제일수록 내 느낌만 전달하세요

껄끄러운 문제일수록 가능한 한 내 입장과 느낌만을 상대에게 전해야 합니다. 그래야 상대가 거부감 없이 귀담아들을 수 있습니다. 예컨대 ‘나 오늘 피곤해서 쉬고 싶다’라든지 ‘당신한테 그런 얘기 들어서 행복해’라고 말하는 일입니다.

나를 힘들게 하는 문제의 원인이 상대와 관계가 없는 것은 아닌지 살펴봐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아내의 경우 나의 아버지와 내 남편을 무의식적으로 동일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옛 남자친구와 비교하고 있지는 않은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말다툼이 있으면 싸움의 원인을 곰곰이 분석하는 게 좋습니다. 내 마음속 증오나 두려움의 정체는 무엇인지, 무엇이 나를 지금 괴롭히고 있는지, 상대의 잘못은 무엇인지, 무엇이 상대를 괴롭히고 있는지를 물어보아야 합니다.

#2 상대를 탓하기 전에 나를 돌아봅시다

내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없듯이 절대로 상대를 변화시킬 수 없습니다. 내가 먼저 변해야 합니다. 상대를 탓하기 전에 자기를 먼저 돌아보기를 권합니다. 사랑은 절대적인 것입니다. 상대적인 사랑에 머무를 때 불만과 요구하는 마음은 끝이 없습니다. 그러나 절대적인 사랑을 할 수 있게 될 때 상대도 변해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입니다.

절대적인 사랑에 종교나 명상 수행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마음을 순화하면 말다툼이 줄어듭니다. 많은 사람이 자신의 분노를 발산하기 위해 싸움을 벌입니다. 평화를 진정으로 좋아할 때까지 마음을 순화해야 합니다.

#3 부부란 함께 홀로 사는 것입니다

남편의 출장, 아내의 친정행 등 상대가 없는 임시 상황을 가정해 홀로서기 연습을 하십시오. 부부는 ‘함께 홀로 살기’의 관계여야 합니다. 모두가 혼자이지만 둘이 있어 좋은 것입니다.

#4 결론에 이를 때까지 생각을 몰고 가십시오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부모가 부담이 되면 부모가 돌아가셔서 다시 볼 수 없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이혼을 생각할 때 둘이 함께 사는 것이 나은지, 혼자 사는 것이 나은지 생각을 끝까지 몰고 가 보십시오.

심리학자 이진우 박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