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들은 실제로 자기 곡이 연주되는 것을 한 번도 듣지 못하고 죽은 경우가 많아요. 그런데 전자음악은 그걸 극복하게 해줬어요.”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수잔 치아니가 30일 오후 8시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그와 함께 28일 피아니스트 데이비드 란즈의 독주회를 함께 관람하며 인터뷰를 했다.
‘톡! 콜콜콜’(병마개를 따고 콜라를 따르는 소리)로 기억되는 코카콜라 광고 음원, 컬럼비아 영화사, 제너럴모터스, AT&T의 로고 음향을 비롯해 삼성전자 ‘하우젠’의 CF 음악으로 우리에게도 익숙한 ‘터닝(Turning)’까지…. 그는 광고에 쓰이는 음향 제작으로 유명한 사업가이기도 하다.
치아니는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음대에서 작곡을 전공하던 시절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 부클라 씨를 만나 신시사이저 개발에 참여했다. 여성으로서 기계를 조작해 만들어 내는 전자음악을 개척하는 일은 흔치 않다. 그는 ‘치아니 무지카’라는 광고 음악 전문회사를 그만두고 지금은 뉴욕을 떠나 캘리포니아에 살고 있다. “새로운 음악을 실험하기에 이미 충분한 돈을 벌었기 때문”이라는 이유에서다.
기계를 이용해 만들어 낸 음악이라고 하면 시끄러운 사운드를 연상하기 쉽다. 그러나 치아니의 앨범은 여성 특유의 부드럽고 감각적인 치유의 음악으로 가득 차 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피아노 한 대만을 이용해 촉촉한 자신의 감성을 펼칠 예정이다.
“기계를 통한 작업이라고 늘 차갑기만 하지 않지요. 영혼을 어루만져 주는 따뜻하고, 사랑스럽고, 휴식 같은 음악을 만들고 싶어요. 전자음악가로서는 드물게 클래식 작곡가로 출발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3만∼10만 원. 02-2005-0114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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