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의 최고 장면은 함께 고생한 4명의 젊은이들이 2년 후 재회하는 대목이다. 만화가 가수 작가 등 예술가의 꿈을 가졌지만 이루지 못하고 양복을 입어야 했던 이들, 그러나 이들의 얼굴엔 웃음이 피어난다. 꿈을 접어 슬픈 것이 아닌, 현실과 타협했지만 그것도 자신의 삶임을 인정하는 이들의 모습은 관객들의 동감을 살 만하다.
1963년 일본 도쿄를 배경으로 한 이 영화의 전개 속도는 매우 느리다. 이 구닥다리 영화에 일본 5인조 아이돌 그룹 ‘아라시’ 멤버 전원이 출연한 것도 놀랄 만하다. 평소 발랄한 아이돌 스타의 모습이 꽤나 진지하기 때문. 물론 10대 팬들은 이들의 목욕 장면에서 눈을 떼지 못할 것 같지만….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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