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UXURY]명품, 우리 곁으로

  • 입력 2007년 5월 31일 04시 3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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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핸드백은 이제 희귀한 존재가 아니다. 인터넷 쇼핑몰이나 프리미엄아웃렛 등을 통해 누구나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사진 제공 G마켓
명품 핸드백은 이제 희귀한 존재가 아니다. 인터넷 쇼핑몰이나 프리미엄아웃렛 등을 통해 누구나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사진 제공 G마켓
샤넬의 2007년 봄 여름 파리 컬렉션. 명품업체들이 파리 밀라노 뉴욕 등에서 패션쇼를 하면 바로 인터넷에 관련 사진이 뜬다. 그만큼 명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 제공 샤넬
샤넬의 2007년 봄 여름 파리 컬렉션. 명품업체들이 파리 밀라노 뉴욕 등에서 패션쇼를 하면 바로 인터넷에 관련 사진이 뜬다. 그만큼 명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 제공 샤넬
《‘명품(名品): 뛰어나거나 이름난 물건. 또는 그런 작품.’ 백과사전에 나오는 명품의 정의다.

패션에서 일컫는 ‘명품’의 의미는 조금 다르다. 유명 디자이너의 독창적인 디자인, 장인들의 정성, 그리고 희소성이 포함된다.

아무나 살 수 없는 것, 그래서 누구나 사고 싶어 하는 것. 이것이 바로 패션명품 마케팅의 기본 원리다.

그러나 최근 들어 ‘아무나 살 수 없었던 명품’이 빠르게 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이제 버버리 체크 머플러를 했다고 특별하게 보는 사람은 없다. 루이비통 로고가 그려진 가방을 들었다고 질투 어린 시선을 보내지도 않는다.

바야흐로 명품의 대중화 시대가 된 것이다. 과거 소수의 상류층만 접할 수 있었던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는 이제 백화점뿐 아니라 면세점, 인터넷 쇼핑몰, 아웃렛 등에서 누구나 살 수 있다. 그것도 최고 90%까지 할인된 가격으로.

‘명품’이란 단어의 뜻도 모호해지고 있다. ‘장인정신이 깃든 소수를 위한 상품’에서 유명 브랜드, 부자가 아니어도 누릴 수 있는 사치품 등으로 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것.

‘럭셔리 신드롬’의 저자 제임스 트위첼 교수는 이 같은 현상을 ‘호사스러움의 대중화’라고 규정했다.

국내에서도 인터넷 쇼핑과 대형 아웃렛의 등장 등으로 값비싼 수입 브랜드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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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50대 여성중심서 젊은층-남성까지 확산

주요 백화점들은 매장을 새로 단장할 때마다 명품 브랜드를 늘린다. 사실 명품 매장은 일반 국내 브랜드에 비해 매출 수수료가 많게는 20%포인트 이상이나 적다. 인테리어 비용을 백화점 측이 떠맡는 사례도 적지 않다.

그런데도 백화점들이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려 애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매출에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신세계백화점 서울 강남점의 지난해 명품 매출은 2004년에 비해 18.8% 늘었다. 고객 수도 7.3% 증가했다. 2004년 강남점 전체 매출의 14.7%를 차지했던 명품 비중은 올해 들어 17.1%까지 높아졌다.

고객층도 두꺼워졌다. 40, 50대가 주축이던 명품 시장에서 20, 30대 젊은층 소비자가 크게 늘어난 것.

신세계 서울 강남점의 경우 20대 고객이 2004년 명품 고객의 17.2%에 그쳤으나 올해는 19.2%로 높아졌다. 30대는 올해 명품 고객의 33.1%를 차지하고 있다.

남성 고객의 비중도 커졌다. 남성의 지난해 명품 매출은 2004년 대비 26.1%나 늘었다. 같은 기간 여성 고객 매출은 14.5% 증가했다.

롯데, 현대, 갤러리아 등 다른 백화점의 명품 매출도 지난 3년 동안 20%가량 증가했다.

명품족, 아웃렛-인터넷몰-해외쇼핑몰 누벼

“홍콩 아웃렛에서 프라다 스커트를 14만 원, 미우미우 샌들을 13만 원에 샀어요. 비비안웨스트우드 가방은 신상품인데 15% 할인해서 면세점에서 구입했죠.”

‘쇼핑 앤 더 시티’ ‘악마는 프라다를 싸게 입는다’ 등의 저자인 쇼핑칼럼니스트 배현정 씨. 그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하는 명품족은 아니다. 동대문, 이태원, 해외 벼룩시장의 저렴한 제품과 명품을 적절히 믹스 & 매치한다.

배 씨는 두 가지 방법으로 명품을 산다. 백화점에서 ‘풀 서비스’를 경험하며 제값을 내고 명품답게 구입하는 것은 고전적인 방법. 아웃렛과 면세점 등을 두루 살피며 최고 90%까지 싸게 장만하기도 한다.

그는 “이젠 명품이란 말보다 유명 수입브랜드라는 용어가 적합하다”며 “해외여행이 늘어나면서 면세점이나 해외쇼핑몰에서 누구나 저렴한 가격에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명품의 대중화에는 다양한 ‘유통망’이 큰 역할을 했다. 굳이 백화점이 아니더라도 외국 점포, 인터넷 쇼핑몰, 아웃렛 등에서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명품족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곳은 다음 달 1일 문을 여는 신세계첼시 여주 프리미엄아웃렛. 이곳에서는 페라가모, 아르마니, 구찌, 돌체앤가바나 등 유명 브랜드의 이월상품을 25∼65% 할인해 판다. 서울에도 명품 아웃렛이 있다. 신세계 인터내셔널이 운영하는 ‘블러스’는 아르마니, 돌체앤가바나, 마르니, 스텔라매카트니 등을 최고 70%까지 할인해 판다.

인터넷 해외쇼핑도 명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창구. 요즘은 대형 인터넷 쇼핑몰에서도 해외 구매대행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G마켓의 해외쇼핑몰은 지난해 9월 오픈한 뒤 월평균 20∼30% 이상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 달 평균 거래 규모는 15억여 원. 미국 현지 매장과 해외 아웃렛에서 공수해 온 물건이 많기 때문에 미국 브랜드인 코치, 마이클코어스 등이 인기다. 코치의 2007년 신상품인 ‘뉴 햄튼 토트백’을 국내 정상가에 비해 30∼40% 저렴한 16만9000원에 살 수 있다.

G마켓 관계자는 “인터넷 해외쇼핑몰은 국내 미수입 모델까지 찾아볼 수 있어 패션에 민감한 20, 30대 여성에게 인기”라고 말했다.

글=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디자인=김성훈 기자 ksh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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