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씨의 작품 인생 30년을 정리하는 회고전이 6월 10일까지 서울 종로구 사간동 금호미술관에서 열린다. 초기작부터 최근의 추상화에 이르기까지 40여 점이 전시된다.
회고전은 이 씨가 얼마나 부단히 ‘변신’을 시도했는가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暮韻(모운)’ ‘歲月(세월)’ 등 빈틈없이 잘 짜였다는 평을 받은 인물화 이후 풍경화로 넘어간 그는 ‘산과 물’이라는 풍경의 전형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사람들이 오가는 역전(‘서울역’), 독재시대 암울한 세종로 사거리(‘세종로 풍경’) 등 ‘몸담은’ 풍경을 화폭에 담았다.
‘잘 팔리는’ 구상화 대신 추상 작업에 들어선 것은 1990년대부터다.
“강단에 서지 않았다면 전통적인 한국화만 그렸을지도 모른다. 학생들의 실험 정신에 나도 고무됐고, 기꺼이 변화에 뛰어들었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 변화는 최근의 퍼즐 작업 ‘무제’ 시리즈에까지 왔다. 커다란 작품 한 폭을 수많은 작은 사각형 조각으로 자르고, 이 조각을 임의로 돌려 맞춰 만든 작품들이다. 02-720-5114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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