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온라인 詩 감상’ 크게 늘어
도종환 시인의 컴필레이션 시집(시인들의 시를 가려 뽑은 시집) ‘꽃잎의 말로 편지를 쓴다’ 출간을 기념해 도서출판 창비에서는 6월 10일까지 ‘UCC 시낭송 축제’를 연다. 독자들이 다음 카페 ‘문학집배원 도종환의 시배달’ 사이트(cafe.daum.net/sibaedal)에 좋아하는 시를 직접 낭송하거나 시 해설을 담아 동영상, 음원 파일, 이미지 파일 등으로 올리는 이벤트. 시집은 시인들이 작품을 낭송한 오디오북을 부록으로 선보였다. MP3플레이어가 지원되는 오디오를 통해 시인들의 육성을 들을 수 있다.
최근 화제가 되는 손수제작물(UCC)을 활용한 이벤트로는 창비의 ‘UCC 시낭송 축제’뿐 아니라 인터넷서점 예스24(www.yes24.com)의 ‘Yes24 블로그 축제’도 있다. 6월 4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책과 영화, 음악, 여행, 일상 등의 테마와 관련된 독자 리뷰를 비롯해 크고 작은 사연 등 자유로운 내용의 UCC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리는 것.
문학나눔사업추진위원회의 메일링 서비스 ‘안도현의 시 배달’ ‘성석제의 소설 배달’도 그림과 사진, 플래시 애니메이션 등을 활용해 시와 소설을 골라 보낸다. 독자들은 인터넷에서 다양한 부속물을 통해 시구나 문장을 감상할 수 있다. 이 메일링서비스를 받아보는 독자는 30만 명에 이른다.
김정혜 창비 문학팀장은 “서점에서 시집을 사는 사람은 줄었지만 온라인상에서 시를 감상하고 공유하는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개인 블로그나 미니홈피 등에서 시를 즐기는 독자는 늘어나는 상황”이라면서 “창작자 중심, 종이책 중심의 소통방식을 다양화할 필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 “문학의 표현성 키우는 긍정적 실험”
이런 변화에 발맞춰 ‘디카시’라는 새로운 용어도 나왔다. 시조 시인 이상범 씨는 최근 디카시집 ‘꽃에게 바치다’(토방)를 출간했고, 평론가 이상옥 씨도 디카시의 개념을 소개한 ‘디카시를 말한다’를 펴냈다. 이상옥 씨에 따르면 디카시란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사진에서 떠오른 이미지를 시로 쓴 것. 대개 하늘, 별, 사람 등 실제 풍경에서 시의 소재를 구하는 일반적인 방식과 달리 사진에서 모티브를 얻는다는 것이다. 이 신종 시가 장르로 자리 잡을지는 미지수지만 디지털 카메라의 보급과 더불어 문학에서 새롭게 시도된 흥미로운 사례로 꼽힌다.
평론가 박철화 씨는 “최근의 문학과 디지털의 만남은 문학의 정체성에 대한 위협이 아니라 문학의 표현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첨단 기술과 결합한 시도”라면서 “예술이 근본적으로 표현하고 소통하는 것인 만큼 이런 실험은 더 많은 독자와 교감을 나누기 위한 긍정적인 실험”이라고 말했다.
김지영 기자 kim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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