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한국의 부동산에 거품이 끼었다는 사실은 누구나 인정하는 바다. 논란의 핵심은 거품이 어느 정도냐는 것. 저자인 김태동 씨는 김대중 정부에서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을 거친 대표적인 관료통 경제학자. 또 다른 저자인 김헌동 씨는 경실련과 국책사업감시단에서 활약한 ‘운동권’ 경제전문가다. 형제인 두 경제전문가는 공히 거품이 심각하다는 데 의견이 일치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아파트. 저자들은 공급이 부족하므로 거품이 많지 않다는 지적에 대해 아파트 원가와 분양가, 매매가와 전세가를 비교해 보면 공급 부족으로 인한 가격 상승 수준을 넘어선 것이 명확하다고 반박한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에 대해선 임대소득의 비과세, 낮은 보유세, 손쉬운 담보대출, 현실과 괴리된 통계를 기반으로 한 정책, 현실을 파악하지 못한 대통령, 투기를 조장하는 정치권과 관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그렇다면 해결 방법은 있는 것일까. 저자들이 제시하는 방안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보다 ‘세게’ 나간다. 신도시 공영 개발, 임대소득에 대한 과세, 아파트 후분양제 도입, 정책금리 인상, 현실과 괴리된 공시지가 재정비 등을 통해 건축업자와 투기조장세력의 개입 여지를 원천 봉쇄하자는 것이다. 이 형제야말로 대통령과 계급장 떼고 한판 붙어야 할 것 같다.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