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세의 첼리스트 거장 버나드 그린하우스(뉴잉글랜드 음악원 명예교수) 씨가 5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가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매년 동아음악콩쿠르 첼로부문 1위 수상자를 미국으로 초청해 2주간 특별 마스터클래스를 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6일 오후 8시 서울 중구 신문로 금호아트홀에서 금요스페셜 10주년 기념공연에 참석차 내한한 그린하우스 씨는 첼로계의 전설로 불리는 파블로 카잘스의 현존하는 유일한 직속 제자다.
“여생을 전 세계 젊은 연주자들을 돕는 데 쓰고 싶어요. 첫 번째로 한국 연주자를 초청할 예정입니다. 저희 집에서 2주간 머무르며 매일 레슨을 받고, 가족처럼 지내면서 친밀한 음악적 영감을 나누게 될 겁니다.”
그린하우스 씨는 지난해 자신의 애제자인 첼리스트 고봉신(40·캘리포니아주립대) 교수와 함께 ‘그린하우스 장학재단’을 만들었다. 그는 아흔이 넘은 나이에도 최근 한 달 사이에 스위스, 영국 런던 로열칼리지 음악원, 미 캘리포니아, 한국, 중국 등을 돌며 ‘그린하우스 스쿨’을 열었고, 고 교수와 함께 마스터클래스를 갖는 등 여전히 정력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1985년 동아음악콩쿠르 첼로부문 우승자인 고 교수는 “동아음악콩쿠르는 국제콩쿠르 못지않은 권위를 이어 온 한국 최고의 콩쿠르”라며 “첼로부문 우승자에게 재단 장학금으로 마스터클래스를 받는 것 외에 외국 학교 유학과 콘서트 협연 등도 주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이 세 번째 한국 방문인 그린하우스 씨는 “금호문화재단의 고 박성용 회장은 내게 여러 번 첼로 수업을 받았던 꽤 재주 있는 학생이었다”며 “그의 후원 덕분에 한국의 음악영재들이 세계 곳곳에서 최고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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