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크리트가 근대화의 상징이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장마 때마다 범람하던 청계천을 덮은 것도 콘크리트였지요. ‘회색 도시’의 어두운 그림자 역시 콘크리트 위에 덧칠해졌습니다. 몇십 년이 지나 덮개가 걷히고 기둥 몇 개만 남았습니다. 다시 볕을 보게 된 물줄기 위에 덩그러니 남겨진 콘크리트. 하지만 세월이 조화를 만드나 봅니다. 콘크리트 특유의 거칠고 차가운 질감이 생명이 되살아난 청계천과 어우러져 마치 한 점의 설치미술처럼 보입니다. 청계8가에 남겨진 옛 삼일고가도로 교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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