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베이 감독 “변신로봇으로 컴퓨터그래픽 새장 열었죠”

  • 입력 2007년 6월 12일 02시 59분


11일 서울 남산의 N서울타워에서 열린 ‘트랜스포머’의 아시아언론 기자회견장에서 마이클 베이 감독(왼쪽)과 메건 폭스가 영화 속 변신로봇 중 하나인 ‘범블비’의 5m짜리 대형 모형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11일 서울 남산의 N서울타워에서 열린 ‘트랜스포머’의 아시아언론 기자회견장에서 마이클 베이 감독(왼쪽)과 메건 폭스가 영화 속 변신로봇 중 하나인 ‘범블비’의 5m짜리 대형 모형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연합뉴스
15세 영화학도였을 때 그는 한 영화의 스토리보드(구체적 영상설계) 작업에 참여했다. 그는 스토리보드만 보고 영화가 실패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러나 완성된 영화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고 그는 이 작품을 평생 가장 좋아하는 영화로 꼽게 됐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레이더스’란 작품이었다. 그 소년이 바로 훗날 ‘나쁜 녀석들’ ‘더 록’ ‘아마겟돈’ ‘진주만’ ‘아일랜드’를 만들어 세계적 흥행감독으로 인정받는 마이클 베이(42) 감독이다.

사반세기가 흘러 둘이 다시 만났다. 스필버그 감독이 제작을 맡고 베이 감독이 연출한 ‘트랜스포머’라는 제작비 1억5000만 달러의 대작 영화를 통해서다. 11일 서울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이 영화의 홍보를 위해 여배우 메건 폭스(21)와 함께 내한한 베이 감독은 “‘트랜스포머’는 컴퓨터그래픽이미지(CGI)의 새 장을 연 영화”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처음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화를 제의했을 때 ‘이건 장난감 영화잖아’라는 생각에 회의적이었어요. 그러나 8개월간 30명을 데리고 단순한 만화 장면을 현실감 넘치는 실사영화 장면으로 바꾸는 작업에 매혹됐죠. 우리는 2년 전이라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을 해냈습니다.”

‘트랜스포머’는 변신 로봇이란 장난감에 착안해 1980년대 이후 미국과 일본에서 수없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됐으며 이번에 실사로 옮겨졌다.

인류보다 월등한 기술력을 지닌 외계 로봇군단 오토봇과 디셉티콘이 자동차, 비행기, 탱크, 카세트라디오 심지어 휴대전화로 변신해 가며 자신들의 힘과 기술의 원천인 ‘큐브’를 찾아 지구에서 전투를 벌인다는 내용. 사막과 도심을 누비는 대형 로봇들이 F-22 ‘랩터’와 ‘에어포스원’(미국 대통령 전용기) 같은 최첨단 장비를 무용지물로 만드는 만화 같은 이야기가 빠른 속도로 실감나게 펼쳐진다.

“영화 속 변신 로봇들은 CG의 산물이 아니라 실제 로봇이죠. 다만 화면에서 보듯 7, 8m의 덩치들이 아니라 대부분 자동차 윈도브러시 크기 정도의 꼬마들입니다. 그러나 옵티머스 프라임(오토봇의 대장)의 경우 부품만 1만100개가 들어갈 만큼 섬세하게 만들어졌고 특수조명을 통해 실제 로봇과 같은 느낌을 부여했어요.”

이날 인터뷰는 할리우드 대작 영화로는 처음으로 서울에서 아시아언론인을 초청해 진행한 프리미어행사의 하나로 이뤄졌다. 한국의 개봉 시점(28일)이 가장 빠르고 그만큼 영화시장 규모가 커졌다는 점도 고려됐으나 그의 전작 ‘아일랜드’가 흥행에 가장 성공한 나라가 한국이란 점도 크게 작용했다. 베이 감독은 “트랜스포머 속편이 만들어지면 미국 GM이 아니라 현대자동차를 쓰겠다”고 농담하기도 했다.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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