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는 14일 오전 교내 박물관에서 고 이 박사의 유족과 그의 제자였던 강주상 고려대 명예교수로부터 연구노트 200여 권, 편지 80여 통, 사진 35점, 국민훈장 동백장 1점 등 모두 320여 점의 유품을 기증받는다고 12일 밝혔다.
기증되는 유품 가운데에는 사망 4개월 전 미국 물리학회에서의 육성 강연을 담은 오디오 파일, 1979년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와인버그와 공동 저술한 암흑물질 탐색 논문의 친필 초안 등 과학사에 중요한 사료가 다수 포함돼 있다.
또 80여 통의 편지는 고 이 박사가 어머니 박순희 여사에게 보낸 것으로, 자신의 안부뿐 아니라 연구생활까지 자세히 기록하고 있어 연구일지로도 볼 수 있다고 고려대 관계자는 밝혔다.
고려대 박물관은 강 명예교수가 고 이 박사의 부인으로부터 전해 받아 보관해 오던 그의 연구, 강의노트 200여 권을 박물관 내 항온 항습 수장고에 보관해 영구히 보존할 계획이다.
고 이 박사는 30세이던 1965년 미국 펜실바니아 대학의 정교수가 될 만큼 세계적으로 뛰어났던 물리학자로 페르미 국립가속기 연구소에서 이론물리학부장으로 일하며 참(charm) 입자의 탐색, 게이지 이론 등 물리학사에 큰 획을 긋는 연구업적을 남겨 소립자 물리학 발전에 공헌했다.
그는 1977년 6월 페르미 연구소 연구심의회 참석을 위해 콜로라도로 가던 도중 교통사고로 사망했다. 소설가인 김진명씨가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라는 소설에서 이 박사가 1970년대 한국의 핵무기 개발에 참여했다가 이를 저지하려는 외국 정보기관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묘사해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임우선기자 imsu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