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참치, 큰아들보다 낫다”

  • 입력 2007년 6월 13일 03시 01분


셀레늄, 아미노산, 비타민B 12 등 몸에 좋은 영양분이 풍부한 참치는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가 가능하다. 참치회를 비롯해 참치샐러드, 참치롤샌드위치, 참치조림 등의 요리들.
셀레늄, 아미노산, 비타민B 12 등 몸에 좋은 영양분이 풍부한 참치는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가 가능하다. 참치회를 비롯해 참치샐러드, 참치롤샌드위치, 참치조림 등의 요리들.
혈액 맑게하고 콜레스테롤 낮춰 심장병 예방

기억력 좋아지고 치매 줄여… 단백질의 보고

국내 S그룹 회장 부부는 한 호텔의 단골 일식당에서 참치를 즐겨 먹는다. 치매 예방에 좋다는 이유로 많을 때는 일주일에 두세 차례 참치회를 먹기 위해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참치는 ‘영양의 보고(寶庫)’로 불릴 만큼 영양소가 풍부하다. DHA, EPA, 셀레늄, 아미노산, 비타민 B12, 칼륨…. 몸에 좋다는 성분은 대부분 포함돼 있다.

덴마크 아알보고 병원의 연구팀은 1963년 그린란드 섬에서 생선 중심의 식생활을 하는 에스키모들을 조사했다. 그 결과 육식 위주의 덴마크 백인들에 비해 동맥경화, 고혈압, 혈전증, 심근경색, 당뇨병 등의 성인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에스키모의 주식인 참치와 꽁치 등은 대표적인 불포화 지방산인 오메가-3 지방산(EPA, DHA)을 다량 함유하고 있으며, 이것이 성인병 발병률을 낮추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그 이후의 연구에서도 EPA와 DHA는 고혈압과 성인병 예방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심장병학회는 참치에 들어 있는 EPA와 DHA가 혈액응고를 막고 심장마비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는 점을 들어 적어도 일주일에 두 번 이상 섭취하도록 권고했다.

세계 제일의 장수국가로 통하는 일본은 연간 50만 t 이상의 참치를 소비하는 최대의 참치 소비국이다. 일본인들은 참치를 ‘생선회의 여왕’이라 부르며 남녀노소 구분 없이 참치를 즐긴다.

일본의 100세 이상 고령자 인구는 3만 명에 이른다. 이는 10년 전에 비해 약 4배 늘어난 수치다. 일본인이 건강하게 장수하는 비결 중 하나는 참치와 같은 등 푸른 생선을 거의 매일 먹는 것이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진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참치를 비롯한 수산물을 섭취하면 뇌중풍 위험이 크게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참치에 다량 함유된 EPA는 식물에 많은 리놀산보다 불포화도가 높아 혈액이 응고되지 못하도록 돕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내려 동맥경화 등 심장병 예방에 탁월하다.

DHA는 기억력을 향상시켜 학습능력에 도움을 주며 노화에 따른 치매를 예방해 준다. DHA는 망막의 중요한 구성 성분이기도 하다. 인체 내에서는 자연적으로 만들어 낼 수 없어 인위적으로 섭취해야 한다.

또 참치에는 라이신, 페닐알라닌, 발린 등 필수 아미노산이 많아 성장기 어린이들의 뇌세포 발달이나 노안 예방에 매우 효과적이다.

참치에 포함된 단백질은 25.9%(참치 캔 29%)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높다. 다이어트 웰빙(참살이) 식품으로 각광받는 닭고기가 24%이며 쇠고기는 17.5%, 돼지고기는 17.4%에 불과하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 국민 술안주에서 바르는 화장품까지▼

‘구워 먹어도 되는 생선을 굳이 통조림으로 먹을 필요가 있을까.’

1980년대 초 참치캔이 처음 등장했을 때 일부 소비자들은 이런 반응을 보였다. 통조림 생선은 신선하지 않고 영양가도 떨어질 것이라는 편견도 있었다.

하지만 참치캔은 바쁜 현대인을 위한 고단백 영양식품으로 자리 잡았다. 다양한 맛과 기능을 갖춘 참치캔은 대형마트의 한 곳을 완전히 점령한 상태다.

동원산업(현 동원F&B)이 1982년 참치를 가공해 통조림 형태로 내놓으면서 참치캔은 당시 꽁치가 차지했던 생선 통조림 시장을 단번에 장악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을 전후해 경쟁업체들이 앞다퉈 참치캔 분야에 뛰어들면서 참치 시장의 규모도 크게 확대됐다.

양념 참치캔은 바캉스와 술안주의 필수품이 됐다. 현재 시판 중인 양념 참치캔은 10여 종이다.

초기 양념 캔인 야채참치엔 감자 양배추 당근 등이 들어갔다. 흰 밥에 비벼 먹으면 즉석 참치 비빔밥이 되는 고추참치캔은 매콤한 고추소스를 넣어 도시락 반찬으로 인기가 높았다. 자장, 칠리, 토마토를 비롯해 양념치킨맛, 김치찌개용 참치 등도 각광받았다.

2000년대 들어서 웰빙 열풍이 불면서 소비자들의 입맛은 더욱 까다로워졌다. 참치캔의 기름이 면실유에서 올리브유, 포도씨유 등으로 고급화됐고 한 끼 식사용으로 충분한 참치캔도 나왔다. 동원F&B는 최근 참치 스테이크와 참치 까스, 참치 라이스만두, 참치 퀘사디아, 참치 브리토 등을 선보이기도 했다.

참치 성분 중 하나인 오메가-3지방산을 이용한 화장품도 등장했다. 참치가 먹는 제품에서 바르는 제품으로까지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참치캔은 다이어트 식품으로 인기를 끈 닭 가슴살을 대체할 만한 음식으로 떠오르고 있다.

참치캔에 들어 있는 면실유를 버리고 참치만 먹으면 다이어트 중 부족한 단백질을 보충하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다. 조리를 따로 할 필요가 없고 실온에서 장기간 보관이 가능한 것도 인기를 끄는 이유다.

하지만 참치의 빡빡함을 참지 못해 야채가 들어간 참치나 고추장 맛이 나는 참치를 먹는 다면 다이어트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칼로리뿐 아니라 염분도 일반 참치캔보다 높아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에게는 적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정세진 기자 mint4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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