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에 가성소다를 넣어 부풀린 것을 눌러 만든 뽑기. 모양대로 ‘뽑기’가 나오면 하나 더 할 수 있지만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다.
봉구도 뽑기가 잘되지 않자 심술이 난다. 동네 빈터에서 뽑기를 만드는 할아버지는 “내일 다시 오거라”라고 말한다. 등에 큰 혹이 달려 있어 ‘낙타 할아버지’라는 놀림을 받는 할아버지. 봉구는 동네 담벼락에 낙타를 그려 넣는다. 낙타 할아버지는 뽑기를 만들어 주며 엄마에게 매를 맞은 봉구를 위로한다. 수박밭에서 자고 있는데 수박 덩굴이 등 뒤에 수박 하나를 만들어 놓고 갔다는 혹의 비밀도 알려준다. 그러나 어느 날부터 낙타 할아버지는 오지 않고 커다란 우산만 담벼락에 세워져 있다.
베스트셀러 ‘연탄길’의 작가가 자신의 어린 시절 얘기를 썼다. 다닥다닥 붙어 있는 슬레이트집들 같은 정겨운 장면들이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서정적인 그림이 여운을 더한다.
김진경 기자 kjk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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